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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자동차 관세전쟁...한국 기업 득실은?

2024-06-14 15:59 | 김연지 기자 | helloyeon610@gmail.com
[미디어펜=김연지 기자]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8%의 '관세 폭탄'을 예고했다. 미국이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100%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EU까지 관세 부과에 동참하면서 자동차 관세전쟁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국내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산 자동차가 남미와 동남아시아 등 제3국 시장으로 쏠리는 '풍선효과'로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중국산 전기차에 17.4%~38.1%포인트 상계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기존 관세 10%에 17~38%의 추가관세를 부과해 최종 27.4~48.1%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중국 당국과 해당 업체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EU 27개 회원국이 승인하면 향후 5년 간 시행이 확정되며, 기존 관세에 추가 적용되는 형태로 관세율은 업체마다 다르다. 비야디(BYD)는 17.4%p, 지리와 상하이차(SAIC)는 각각  20%p, 38.1%p의 관세율이 적용된다. 중국에서 생산해 유럽으로 수출하는 테슬라와 BMW 등은 협력 기업으로 간주해 21%의 관세를 적용했다. 

유럽연합(EU) 깃발/사진=연합뉴스



앞서 미국 정부도 연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00%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으며, 튀르키예는 40%로 높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브라질도 3년에 걸쳐 10%인 관세를 35%까지 인상할 예정이다. 

EU의 관세 인상 결정에 중국은 즉각 반발하며 보복 조치를 예고하고 나섰다. 중국 상무부는 성명을 내고 "EU는 즉시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EU 조치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자국 기업들의 합법적 권리를 수호하기 위한 모든 필요한 조치를 결연히 취할 것"이라고 강력 항의했다.

◆ 국내 자동차 기업, 득실은?

중국산 전기차를 막기 위한 관세 폭탄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국내 업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동남아시아나 중동 등 제 3세계에서 경쟁이 격화하는 등 장기적으로는 국내 업체에게도 좋은 소식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또 각 나라의 관세율 인상은 중국산 저가 전기차 공세를 막기 위한 조치인데, 중국산 전기차의 판매가가 절대적으로 낮아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유럽에 중국산 전기차가 들어가고 있어 단기적으로 국내 업체가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에는 이점이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별로 좋은 그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국내 기업들이 동남아시아나 중동 등 다른 지역으로 수출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인데 미국, 유럽 관세 부과로 중국산 전기차가 이쪽 지역으로 쏟아지면서 경쟁이 과열될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FTA를 통해 수출을 하는 나라인데 각 국가마다 자국 우선주의가 강해지면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면서 그 유탄을 우리가 맞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관세장벽 우회를 위해 중국이 해외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것도 변수다. 중국은 EU 차원의 반(反)보조금 상계 관세 부과에 맞서 자국 기업의 유럽 현지화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EU FTA 규정에 따라 관세율 0%가 적용되는 한국 진출 우회로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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