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국감, 기업인 대상 질의 수준 못미쳐
[미디어펜=이미경 기자] 이번 국정감사에 기업인들을 무분별하게 호출한다는 '호통국감' 비난이 나온 후 자정 목소리가 나온 가운데 증인으로 채택된 기업인들에 대한 제대로 된 질의가 이뤄지지 않아 비난이 터져나왔다. 자신들의 주장에 동의여부만 확인한 채 시간을 허비하는 수준에 그쳤다. 증인으로 출석된 기업인들은 기나긴 시간을 대기했고 의원들은 시원스러운 답변을 받지 못했다. 애꿎은 시간만 허비한 결과만 나왔다.
▲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미디어펜=홍정수 기자 |
이날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 “합병은 당사의 주식이 저평가된 상황에서 이뤄져 소액주주들의 손해로 이어졌다”며 “합병시점에 대해 시장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물산 주주가 아니었는데 이번 합병은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 후계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진행된 것으로 봐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합병은 경영에 따른 필요에서 결정한 것이고 시점 역시 세계적인 경영 상황 등을 기준으로 해서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합병 계획과 관련해서는 “(합병을) 4월에는 준비하지 않았다. 4월말부터 준비하기 시작했다"며 “삼성물산의 합병은 각 회사들의 성장을 위해 추진된 것”이라고 답했다.
이후 박병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돼 국민연금이 올바르게 판단했는지, 김영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주주가치의 하락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주가에 대한 예측을 묻는 질문에는 실소가 터져나왔다. 근거에 입각한 질문이 아닌 예측 여부를 묻는 수준이어서 소득 없는 답변만 듣는데 그쳤다.
최 사장은 “죄송하지만 말씀 드리기 적절치 않다”, “주가는 정확히 판단하기 힘들다”는 원론적인 대답만 이끌어 냈다.
회사 최고경영자인 CEO나 임원이 증인으로 참석했다면 중요한 질의를 해야 했지만 그저 한두 마디 물어본 이후 자신의 주장만 늘어나는 과거의 국감행태를 답보하는 수준을 보였다.
이를 본 재계 관계자는 "고위 임원들은 회사에 중요한 위치에 있는 만큼 증인석에 앉아 있는 사실만으로도 수십억이 사라지는 셈"이라며 "급하게 국감을 준비한 모습이 역력히 보였다"며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