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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운임 '고공행진'…철강·석화업계, 원가 부담 커진다

2024-07-07 10:11 | 박준모 기자 | jmpark@mediapen.com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최근 해상운임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철강업계와 석유화학업계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두 산업 모두 수출 비중이 높고, 원료를 수입할 때에도 물류비가 오르면서 원가 상승에 직면한 상태다다. 당분간 해상운임이 더 오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면서 철강업계와 석유화학업계의 원가 상승도 이어질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733.80을 기록해 전주 대비 19.48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13주 연속 상승한 것으로 1년 전 900대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약 4배 올랐다. 

부산신항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SCFI는 중국 상하이항의 주요 노선 운임 평균을 낸 것으로 대표적인 해운 운임 지표로 꼽힌다.

SCFI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것은 국제 정세 불안 때문이다. 예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하마스를 돕는다는 명분으로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고 있어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관문인 수에즈운하가 막혔다. 이로 인해 선박들은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 유럽으로 가고 있어 운항일수가 길어졌고 운임도 상승했다. 파나마운하에서도 가뭄 지속으로 인해 통행 제한이 생겼고, 우회하는 선박들이 늘어났다.

또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 철강 등에 대해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중국에서는 관세가 오르기 전에 수출을 늘리겠다며 컨테이너선을 선점해 해상운임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이처럼 해상운임이 상승하다 보니 국내 산업계에서도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수출 비중이 높은 철강업계과 석유화학업계가 원가 상승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철강업계와 석유화학업계는 수출 비중이 높은 대표적인 산업이다. 실제 포스코는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 비중이 51.4%를 기록했다. 또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1분기 기준 수출 비중이 58%, 롯데케미칼도 67.9%에 달했다. 

제품을 수출할 때에는 해상운임이 원가에 반영된다, 이 때문에 철강업계와 석유화학업계 모두 해상운임이 오를수록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원가가 상승해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철강과 석유화학 모두 수요가 부진해 제품 가격 인상이 쉽지 않다. 

게다가 원료를 수입할 때에도 해상운임 상승 영향을 받고 있다. 철강업계는 쇳물을 생산할 때 철광석과 제철용 원료탄을 사용하는데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도 석유화학제품의 기초원료인 나프타를 수입하고 있다. 

철광석과 제철용 원료탄은 벌크선을 통해 운반되는데 벌크선 운임지표도 전년 대비 급등했다. 발틱운임지수(BDI)는 지난 2일 기준 2179를 기록해 지난해 평균 1379보다 58% 상승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중국에서 출항하는 선박이 우리나라에 들러 화물을 실었는데 현재는 중국에서 이미 배를 가득 채워 출항해 선박 수배도 어렵다”며 “제품을 수출할 때에나 원자재를 수입할 때 모두 운임 상승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해상운임 상승은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내에서는 SCFI가 4000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지난 2022년 코로나19 시기 글로벌 물류 대란이 발생했을 때 4000선을 넘은 적이 있었는데 이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일부 석유화학업계에서는 TF를 가동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국제 정세 등 외부 요인에 의해 운임이 오르고 있어 마ᄄᆞᆼ한 대응책을 찾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컨테이너선 대신 벌크선을 활용하는 방법을 통해 운임 부담을 낮추려고 한다”면서도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지만 국제 정세 변화로 인한 운임 상승이기 때문에 찾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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