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국내증시 미국 금리 동결에 안도...상승 탄력은 '제한적'

2015-09-18 09:03 |
   
▲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YTN 캡처

[미디어펜=이서영 기자] 전 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이 쏠렸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결국 현재의 '제로금리'를 더 유지하기로 했다.

일단 결과에 상관없이 시장 전반에 드리워졌던 불확실성이 일시 해소됐다는 면에서 국내 증시도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보일 전망이다.

다만, 여전히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측면에서 지수의 상승 탄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7일(현지시간)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FOMC 정례회의를 가진 뒤 발표한 성명에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를 현재의 0∼0.25%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 성명에서 "최근의 전 세계 경제와 금융 상황이 경제 활동에 어느 정도 제약을 가했고, 단기적으로는 물가에 추가적인 하향 압력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중국과 신흥국 경제의 불안으로 세계 경제 전망이 불확실해지고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진단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2월부터 '제로금리'를 유지해 왔다.

이번 결정으로 그동안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로 짓눌렸던 국내 증시도 일단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증시는 지난 수개월간 글로벌 금융시장을 좌지우지한 미국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한 결론이 나온 데 따라 일시적으로 안도감이 확산하며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 시장은 안도랠리를 재개할 것"이라며 "달러 강세도 진정되고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도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 이슈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상당 부분 선반영됐기 때문에 이번 결정이 새로운 악재, 또 한 번의 변동성 확대를 야기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은 이미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수준까지 내려온 상태다. 신흥국의 위험(리스크) 수준을 나타내는 신흥국 채권 지수(EMBI) 스프레드도 최근 하향 안정화 추세다.

여기에 18일(현지시간) 발표될 미국 8월 경기선행지수의 개선세가 예상됨에 따라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단기적으로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불안 심리를 완화시켜 글로벌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국내 증시의 수급 주체인 외국인 행보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역대 2번째로 긴 29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섰던 외국인은 9월 금리 인상 우려가 한층 약화된 지난 16일 '셀 코리아'를 접고 30거래일 만에 '사자'로 돌아서기도 했다.

다만,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만큼 10월이나 12월에 다시 금리 인상이 논의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FOMC 이후의 반등 랠리는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옐런 의장은 이날 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올해 안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며 "10월도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장은 잠시 숨을 고른 뒤 10월 말 열리는 FOMC 회의를 앞두고 다시 금리 인상에 대한 갑론을박을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 증시가 여전히 불확실성이라는 악재를 안고 가는 셈이다.

간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도 연준의 금리 동결 소식에 가파르게 올랐다가 옐런 의장이 10월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데다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승폭을 반납하고 하락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리 동결이라는 것은 결국 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연기되는 것"이라며 "10월과 12월을 놓고 또다시 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코스피 상단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안도랠리가 나올 국면이기는 하지만 미국 증시도 그렇고 우리 증시도 이를 선제적으로 반영한 측면이 있다"며 "지수가 추가적인 상승 시도는 하겠지만 상승 탄력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2000선 초반에서 저항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짧은 안도랠리 후 연내 코스피가 2030선에서 저항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증권은 코스피가 2000선 내외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은 미국이 오는 12월에 금리를 인상한다는 가정 하에 코스피 상단을 2050으로 제시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은 어차피 하는 것이고 시점이 미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결정이 증시의 반전을 이룰 만한 시그널(신호)은 아니다"라며 "이를 상승 모멘텀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물가와 더불어 중국발 쇼크가 연준의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역시 여전히 남아있는 악재라는 점에서 시장의 불확실성은 증폭될 여지가 있는 셈이다.

이밖에 미국 금리 인상의 다음 단계인 연준 보유 채권 만기도래분의 재투자에 대한 최종 결정은 연말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유동성 이슈가 계속 부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연구원은 "연말로 갈수록 유동성 이슈가 유입될 것"이라며 "이번 FOMC는 금리 인상이냐 동결이냐에 대한 결정이라기보다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시작되는 시그널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