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경제원은 ‘자유북소리’ 코너를 통해 편향과 거짓으로 점철된 언론, 왜곡된 신념을 아무 것도 모르는 학생들에게 주입하려는 교육을 고발한다. 편향된 시각과 서술은 기본이고 사실관계를 확인 않고 오보를 내는 우리나라 언론계에 자성을 촉구하고, 편향되고 왜곡된 내용을 지식이라는 이름으로 가르치는 일부 교육계의 반성을 꾀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자유경제원은 ‘자유북소리’ 코너를 시작했다.
자유북소리 코너의 문제의식은 인터넷 언론 및 공익을 내세운 공영방송까지 오염된 대한민국 언론계, 그릇된 방향으로 학생들을 호도하는 일부 몰지각한 교사들 교육현장에 있다. 향후 자유경제원은 자유북소리 코너를 통해 정기적으로 전문가와 일반시민들의 의견 및 제보 모두를 받아 대한민국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고자 한다. 아래 글은 자유북소리의 ‘교육고발’ 게시판에서 조윤희 부산 금성고등학교 교사가 작성한 ‘교과서에서 사라진 경쟁, 언더도그마 속으로’ 칼럼이다. [편집자주] |
▲ 부산 금성고등학교 교사 |
교과서에서 사라진 경쟁, 언더도그마 속으로
1. 교육과정 내용 개요
현행 교육과정: 사회문화의 2009 개정교육과정(2012.09)
- 누락된 사회적 상호작용
종전 교육과정: 사회문화의 2007 교육과정(2007,2008,2009)
- 사회적 상호작용
2. 교육과정과 교과서
▲ 그림 1 : 비상교육 교과서 |
▲ 그림 2 : 2009 개정교육과정에서 누락된 사회적 상호작용 |
3. 2007 교육과정에서 2009 교육과정으로 변화에 따른 교과내용의 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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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우리사회엔 복불복(福不福)이 유행을 하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살아남기’ 위한 관문이 복불복(福不福)이고, 학교도 군대도 직장도 추첨을 하는 사회로 가고 있다. 심지어 공무원 선발도 의무경찰 선발도 운에 기대어 추첨으로 결정한다. 이를 두고 '경쟁'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사회의식에다 특혜 시비 등 잡음을 피하려는 정부의 무책임이 어우러진 결과이며, 노력보다는 운으로 정해지는 것들이 늘면서 한국 사회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다(한국경제신문 2015-09-16 A1면)’는 지적도 있다.
일리 있는 지적이다. 우리 사회에 운과 재수와 추첨이 도리어 공정하다고 믿는 이러한 '미신’의 확산은 경쟁에 대한 불신과 오해에서 비롯되었을 지도 모른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교과서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는 것이다.
교육과정이 개편되면서 '상징적 상호작용의 유형’으로서의 '경쟁’ 내용이 교과서에서 사라졌다. 2007 교육과정에 따른 사회문화 교과서에서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단원에서 '경쟁’이 다루어졌다. 사회적 상호작용의 종류는 협동, 경쟁, 갈등의 세 가지가 있으며, 경쟁은 '동일한 목표를 상대방보다 먼저 달성하게 위해 각자 노력하는 상태’라고 정의되어 있고, '규칙을 지키지 않는 경쟁이 갈등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서술되어 있었다. 그러한 경쟁의 적절한 사례로 스포츠 경기를 예로 들었으며, 규칙이 지켜지는 운동경기는 '적절한 경쟁적 상호작용을 하는 좋은 통로’의 사례가 된다고 기술되어 있었다.
그러나 현행 고등학교 사회문화 교과의 학습내용은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개편되었고 그 기준에 따라 교과서가 집필되었는데, 이 2009 개정 교육과정에 근거하여 2013년부터 배포된 교과서에서 '경쟁’의 내용이 누락된 것이다. 굳이 삭제가 아닌 '누락’이란 표현을 쓰는 이유는 있어야 할 것이 없어진 것에 대한 유감 탓이다.
우리 사회의 대다수 대중들이 경쟁에 대해 갖는 이미지는 약육강식, 강자의 대변場, 인간소외, 삭막함, 비인간화 등 인성을 강퍅하게 만들 뿐이라는 부정적 것들인데다가 이러한 경쟁이 마치 인성교육을 망치는 주범이기라도 한 듯 몰아간다.
▲ 그림 7 : Ⅳ. 사회계층과 불평등 중 1. 사회불평등 현상 (150쪽) |
'경쟁 자체가 문제인가, 부당한 경쟁의 기준이 문제인가’, '과연 경쟁이 사라진 우리사회는 어떤 모습이 될 것인가’ 등의 문제에 대한 사려 깊은 성찰은 없다. '경쟁과 대립의 결과가 불평등한 현상’이라고 서술되어 있을 뿐이다. 경쟁이란 강자만을 배려하기 위한 것이며 경쟁에서 이기는 승자는 언제나 '강자’일 뿐이라는 '왜곡’과 '오해’만 남게 되었다. 경쟁에서 이긴 강자는 늘 약자를 지배하므로 약자는 늘 국가로부터 보호받아야하는 '피해자’가 된다. 이러한 구도 속에서 노력과 땀 흘림의 가치를 인정받을 중요한 기회인 경쟁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운(運)이 도리어 중요하고도 공정한 기준이 되어버린 셈이다. 경쟁이란 사회적 불평등으로 이끄는 도구라는 이분법적 사고가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국가의 역할은 비대해지고 국가의 개입은 정당하게 설명된다.
경쟁이란 'zero-sum’이 되는 영합의 게임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양합의 게임으로서, 'positive-sum game’이며, 도덕적 기초 위에 세워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경쟁이란 타인을 강탈하지 않고 노예처럼 다루지 않겠다는 약속에 기초하며, 이것이 지켜지지 못할 경우 시장에서 퇴출 될 수도 있다는 숨은 전제 위에 존재함을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 것이다. 경쟁이야말로 아름다우며 가장 공정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은 이제 교과서의 어디에서도 다루어질 수 없게 되었다. '공정한 축구경기’같은 경쟁이 중요한 사회적 상호작용의 하나라는 것을 배울 기회는 사라졌으며, 공정한 기준에 근거한 정당한 경쟁이야 말로 우리 사회를 진화로 이끌었고, 발전과 성장으로 이끈 견인차였음을 아이들은 배울 기회부터 차단당한 셈이다.
실력을 통해 결과를 평가받는 경쟁에서 비켜가고 싶은 소심과 비겁함에 기대어, 약자가 도리어 도덕적 우위에 있다는 '언더도그마’로 정당화되어서는 안 된다. 경쟁에서는 이기는 자가 강자이므로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논리에 대해 교과서마저 함구해서는 안 될 말이다. 사회적 상호작용으로서의 경쟁을 가르치는 단원은 누락되었지만, 공정한 경쟁이 있을 때 사회는 투명해 질 수 있으며 더욱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 자신은 경쟁의 혜택을 누리면서도 정작 자기와 자신의 집단은 경쟁체제에서 벗어나겠다는 이율배반과 모순에 빠지지 않도록 생략된 부분까지 가르치는 것은 이제 오롯이 교사의 몫으로 남게 되었다. /조윤희 부산 금성고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