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올해 2분기 국내 배터리사들이 전방산업의 성장 둔화로 전년 대비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당초 대외 환경 등의 영향으로 인해 상고하저가 예상됐으나 각 업체들은 2분기 선방했다는 반응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하반기에도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배터리공장 전경./사진=LG에너지솔루션
30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전방산업인 전기차의 성장 둔화의 여파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축소된 성적을 거뒀다. 각 업체들은 2분기에 감소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ESS판매 확대, 프리미엄 제품 수요 대응을 통해 비교적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향후 계획에 있어서도 시장 대응을 위해 LFP(리튬, 인산, 철) 기술 투자와 ESS 판매 및 수주를 확대할 계획이다.
◆전년 대비 줄어든 영업이익…전기차 영향 ESS로 상쇄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 모형. 실제 모델은 2027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사진=박재훈 기자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실적을 발표한 삼성SDI는 2분기 매출액 4조4501억 원, 영업이익 2802억 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4% 증가, 영업이익은 38% 감소한 수치다. 삼성SDI는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이라는 경영방침 하에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사업부문 별로 전지 부문은 매출 3조8729억 원, 영업이익은 208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7%, 영업이익은 46% 감소한 수치다. 동기 간 영업이익률은 5.4%였다.
중대형 전지 중 자동차 전지는 시장 수요 둔화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다. 다만 이중 ESS(에너지저장시스템) 전지는 신재생 발전 및 AI 시장 확대에 따른 데이터센터의 수요 증가로 전력용 SBB(삼성배터리박스)와 고출력 UPS용 전지 판매 확대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세를 기록했다.
소형 전지 중 원형 전지는 고객의 재고 조정으로 매출이 감소했으나 장기공급계약에 기반한 일회성 보상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증가했다. 파우치형 전지는 전방 수요 둔화로 인해 매출이 감소했다.
지난 25일 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6조1619억 원, 영업이익 195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대비로 매출은 29.8%, 영업이익은 57.6% 감소한 수치다.
LG에너지솔루션도 삼성SDI와 마찬가지로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를 실적 영향의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 메탈가의 약세와 판가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들었지만, ESS의 출하량 성장 덕에 전 분기 대비 소폭 증가했다.
2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IRA(인플레이션 방지법)세제 공제액은 4478억 원이었다. 공제액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2525억원을 기록했다. 북미 배터리 판매가 호조세를 보인 것이 실적 방어에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쪼그라든 영업이익'…투자 기조는 지속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 제 54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삼성SDI
양 사는 모두 전방산업 영향으로 인한 영업이익이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투자는 계속해서 지속할 것이라는 데 공통적인 의견을 보였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하반기 계획에 일부 수정을 통해 조정에 들어가는 것과 달리 삼성SDI는 투자계획에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IRA 세액 공제 전망치는 주요 고객사의 전기차 생산 목표 조정에 따라 기존 45~50GWh에서 30~35GWh 수준으로 조정했다.
이를 위해 전방 수요 변화 모니터링을 통해 생산시설 신∙증설 속도를 조절한다. 또한 기존 전기차 생산라인을 ESS로 전환해 각 생산거점별 케퍼 가동률을 끌어 올릴 계획이다. 향후 투자계획은 진행 중인 계획을 재검토 후 전략적 우선순위에 따라 집행할 예정이다.
46파이 전지는 올해 하반기 계획대로 본격적 양산할 예정이며 건식전극 공정 파일럿 라인을 오창 에너지플랜트에 구축하며 미래 기술 확보도 가속화할 예정이다.
비용에 대한 문제도 해결 의지를 보였다. 원재료 직접 조달 영역을 주요 광물에서 전구체 영역까지 확대한다. 아울러 LG에너지솔루션은 업스트림 업체에 대한 지분투자도 강화해 공급망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삼성SDI는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샘플 공급을 5개 고객사로 확대한다. 이는 전고체 전지 상용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볼륨 시장 및 엔트리급 전기차 시장 수요 대응을 위해 LFP 개발라인을 구축하고 2026년 양산할 계획이다.
46파이 원형 전지에도 속도를 높인다. 신규 고객 확보에 따라 계획을 1년 앞당긴 2025년 초 양산으로 계획을 수정한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SDI는 하반기 전망으로 3분기에는 전방 수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4분기부터는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윤태 삼성SDI 경영지원실 상무는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는 헝가리 법인 증설과 스텔란티스와 합작 1공장 건설 등 이미 확보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와 전고체 배터리 및 46파이 등 중장기 성장을 위한 필수적 투자들을 진행하고 있어 투자 계획에 큰 변동이 없다"며 "상반기 기준으로 이미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투자를 집행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