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승규 기자] 김영섭 KT 대표가 취임 1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학계와 증권가에서 김 대표와 관련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정치적 이슈로 인해 어수선한 분위기에 수장으로 선임 됐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기반을 만들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다만 AI와 관련한 수익 창출 우려는 여전히 과제다. 김 대표의 임기가 1년 반이 남은 만큼 관련된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연임에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김영섭 대표는 취임 1주년(2023년 8월 30일 취임)을 맞이했다. 김 대표는 LG유플러스에서 CFO(최고재무책임자), LG CNS에서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던 IT 전문가다. LG CNS 재직 당시 스마트물류와 스마트시티 등 IT 사업을 확장했다고 평가 받았다.
김 대표의 취임 당시 KT의 상황은 어수선했다. 정치적 외풍으로 인해 발생한 구현모 전 대표의 연임 실패와 윤경림 전 사장의 대표 취임 실패 사태가 연달아 발생하며 경영 공백이 발생했다.
김 대표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체질개선에 집중했다. 우선 수익성이 낮은 사업 정리에 나섰는데, 지난해 지난해 블록체인 NFT(대체불가토큰) 서비스 '민클'과 중고폰 거래 서비스 '그린폰' 사업을 정리했으며 지난 5월에는 메타버스 서비스 '메타라운지'를 정리했다.
또 AI 등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도 나섰다. 지난 2월 AI와 ICT(정보통신기술)의 합성어인 AICT 컴퍼니 전환을 선언하고 관련 인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신입부터 임원까지 약 1000명의 AI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오승필 CTO(최구기술책임자) △이세정 AI서비스랩장 △윤경아 AI테크랩장 △정우진 KT컨설팅그룹장 등 전문가를 외부 영입했다.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도 확대해 나갔다. 지난 6월 MS(마이크로스프트)와 협력을 시작했으며 AI·클라우드 등 전 방위적인 기술 협력에 나설 방침이다. KT는 MS와 한국에 특화된 LLM(거대언어모델)과 소형언어모델(sLLM) 출시를 준비 중이며, 출시한 AI 솔루션을 공공·금융기관에 제공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B2C 영역에서는 AI 통화 서비스 '익시오'를 오는 4분기 출시한다. 익시오를 통해 통화 영역에서 차별화된 통화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학계와 증권가는 김 대표의 전략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신민수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수익성이 낮은 사업 정리를 통해 조직이 역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라며 "AI 사업 부문에서 패키지화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삼성증권은 "KT가 B2B 중심으로 저수익 사업을 축소 재편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라며 "이익 중심으로 사업을 개편해 IDC, 클라우드 등 전략 신사업 위주로 포토폴리오를 강화하며 성장성을 키우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AI 사업 수익 창출과 실적 개선은 여전히 김 대표의 과제로 산재해 있다. 지난 2분기 KT의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 6조5464억 원, 영업이익 4949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5조5475억 원)와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5761억 원) 대비 14.3% 감소하며 수익성이 감소했다.
아울러 AI가 거품이라는 얘기까지 나오며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AI 사업을 위해 R&D(연구개발) 비용을 대폭 증가하는 등 투자 금액을 늘리고 있지만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다.
신 교수는 "KT가 AI B2B 시장에서 AI 기반으로 어떤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야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B2B 시장의 규제가 약하고 수익원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영역인 만큼 어떤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할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올해 하반기부터 B2B 영역을 중심으로 AI 수익이 구체화 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KT는 B2C와 B2B의 균형 잡힌 질적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AICT 컴퍼니 비전 달성을 위해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라며 "MS와 AI 협업을 통해 수익모델 확장을 추진중이고,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안을 검토 중인 만큼 기대에 부흥하는 정책을 구체화해 제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승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