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배달 이중가격 논란②]화살은 배달앱?…결국은 ‘밥그룻’ 싸움

2024-09-26 09:56 | 이다빈 기자 | dabin132@mediapen.com
2010년 배달앱 등장 이후 약 14년이 흐른 현재, 국내 외식시장에서 배달앱은 양면적 특성을 갖는다. 자영업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없으면 불편한’ 플랫폼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반면 배달 중개 수수료를 올려 갑질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같은 메뉴를 배달 주문하면 더 비싸게 받는 ‘이중 가격제’가 도마에 오르면서, 외식업계와 배달앱 간 ‘외식물가 상승 주범’ 책임 떠넘기기 공방에 불이 붙었다. 업체들의 줄다리기에 최종 가격을 지불하는 소비자의 부담만 가중되는 것은 아닌지, 대안은 있는지 진단해본다.<편집자주>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면서 비난의 화살이 배달업체로 향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미디어펜=이다빈 기자]배달비 부담에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이중가격제'를 도입하자 비난의 화살은 배달앱에게 향해 배달업체들이 서로에게로 탓을 돌리는 상황까지 치닫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올해 초부터 과한 경쟁에 피로감이 쌓인 배달업체들은 악화된 수익성을 개선해야 할 당면과제에 진퇴양난에 처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최근 불거진 이중가격 논란에 대해 와우 멤버십 회원들에게 제공하는 무료배달 혜택은 고객배달비 전액을 쿠팡이츠가 부담하며 업주에게는 어떠한 부담도 전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 입장문을 통해 이번 이중가격 현상의 원인에 대해 배달의민족을 우회적으로 저격했다.

쿠팡이츠는 입장문을 통해 "최근 이중가격제가 특정 배달 업체에서 무료배달 비용을 외식업주에게 전가하고 수수료를 인상한 것을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는데 마치 쿠팡이츠 등 배달 업체 전반의 문제인 것처럼 오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쿠팡이츠는 기존 수수료를 동결하고 방문 포장 수수료를 받지 않는 반면 타사는 요금제 변경, 포장수수료 유료화, 중개 수수료 인상 및 고객배달비 업주부담 등으로 무료배달에 따른 비용을 외식업주와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며 "특정 배달업체만의 문제를 모든 배달 업체의 문제인 것처럼 호도되지 않도록 유의해달라"고 강조했다.

배달의민족은 전면 반박에 나섰다. 배달의민족은 쿠팡이츠의 이와 같은 주장이 '배민배달'과 '가게배달'을 섞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소비자와 음식점주를 오인시킬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우려를 표했다.

쿠팡이츠는 자체배달 서비스만 운영하고 있지만 배달의민족은 소속 라이더가 배달을 수행하는 자체배달인 '배민배달'과 음식점주가 배달대행사와 자율적으로 계약해 배달하는 주문 중계 서비스인 '가게배달' 두 개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무료배달 혜택 관련, 타사와 동일한 자체배달 상품인 배민배달의 경우 현재 경쟁사와 동일하게 고객배달팁을 당사에서 부담하고 있다"며 "업주가 부담하는 중개이용료는 9.8%, 업주부담 배달비 2900원(서울 기준)으로 모두 경쟁사와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쟁사에는 없는 가게배달의 경우 고객배달팁을 업주가 직접 설정한다. 현재 가게배달 업주가 무료배달을 선택할 경우 배달비를 건당 2000원씩 지원하고 있다"며 "이 때 중개이용료는 6.8%로 경쟁사보다 3%포인트 낮고 가게배달의 중개이용료는 최근 변동된 바가 없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사실 왜곡성 주장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이며 강경하게 대응했다.

업계 경쟁이 과열되면서 각종 프로모션과 혜택으로 배달앱 사용자 수는 증가했지만 시장 점유율 격차는 줄어들면서 경쟁은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결국 수익성 악화 문제까지 처한 배달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결론은 '생존‧수익성' 문제...'누구 탓' 할 수 있나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앱 3사(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의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3641만8983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늘었다. 특히 쿠팡이츠의 MAU는 810만5303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9% 늘며 1위 배달의민족을 추격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운영사 쿠팡의 자본과 유동성을 기반으로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지만 아직 쿠팡이츠 만으로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쿠팡 역시 올해 1분기 까지는 7분기 연속 흑자를 냈지만 지난 2분기에 매출은(10조357억 원) 전년 동기 대비 30% 성장한데 비해 영업손실 342억원을 내며 8분기만에 적자전환했다.

쿠팡이츠는 쿠팡이 자체브랜드(PB) 상품 부당 우대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과받은 과징금도 골칫거리다. 쿠팡은 이에 반발해 과징금 납부 명령을 취소해달라는 불복 소송을 제기하긴 했지만 과징금 규모는 국내 유통사 중 역대 최대 규모인 약 1628억 원까지 늘어났다.

배달의민족의 경우 역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모기업의 상황이 좋지 않다. 배달의민족 모기업 딜리버리히어로는 영업손실을 계속하고 있어 수혈이 가능한 배달의민족에 지속 수익성 강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는 당기순손실 약 3조415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딜리버리히어로의 사우디아라비아 자회사인 헝거스테이션에 4000억 원을 대여해주기도 하면서 모기업과의 관계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여기에 딜리버리히어로는 반독점법 위반으로 EU 집행위로부터 약 4억3300만 유로의 벌금을 받을 가능성도 나온다.

소비자들의 배달 이용은 늘고 있지만, 정작 수익이 크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기업은 매년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는 만큼, 매출 확대와 수익성 확보는 항상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목 맨 소리를 하는 자영업자들도 사실 마찬가지다. 결국은 생존과 수익성 문제로 불만을 제기한다. 배달업계 입장에서는 과거 음식점에서 직접 고용하는 배달 기사 비용을 홍보와 함께 배달앱에서 비용한다는 입장이다. 

한 배달업계 관계자는 "배달앱이 없다면 직접 홍보도 하고 배달기사도 고용해야 하는데, 막상 배달앱에 지불하는 비용은 자신의 수익 감소라며 억울해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동반 상생하는 구조가 돼야 하는데 서로 비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달업계는 플랫폼과 음식점주, 소비자의 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어 협의에 도달하기가 쉽지 않다"면서도 "올해 초 무료배달을 시작으로 불붙은 출혈경쟁으로 수익성 악화에 생존 문제까지 고민하고 있는 배달업계 역시 숨이 트일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