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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서민? No" 누굴 위한 서민금융인가?

2015-09-27 11:47 | 김재현 기자 | s891158@nate.com

서민금융 지원실적 향상에 대부업 대출 잔액 증가세 꾸준

[미디어펜=김재현기자]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과 중·소 영세업자 등 금융소외 계층을 위해 운영중인 서민금융, 하지만 높은 장벽에 서민들은 그림의 떡이 될 뿐이다. 금융회사로부터 거절당한 서민들이 손 내밀 수 있는 곳은 대부업체. 높은 고금리에도 울며 겨자먹기식의 대출을 해야만 한다. 급전이 필요하기에.

   
▲ 서울의 한 저축은행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지난 6월 금융위원회는 햇살론, 새희망홀씨대출, 미소금융, 바꿔드림론 등 4대 정책금융상품 공급액을 1조2000억원 늘리고 이들 상품의 대출 상환금리는 10.5%로 1.5%포인트 낮추는 등 서민금융지원 강화방안을 발표했다./연합뉴스
그들의 발목을 잡는 것은 신용등급이다.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은 서민을 위한다는 서민금융을 쳐다볼 뿐이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턱없이 높은 금리가 아니다. 서민금융에 진입할 수 있는 자격요건 완화아 절차 간소화가 절실할 뿐이다.

27일 금융연구원이 내놓은 '서민금융 자금수요자의 특성 및 시사점'에 따르면, 정책적 서민금융의 지원규모가 확대되고 있는데도 대부업의 대출 잔액도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어 이에 대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금융지원상품인 미소금융, 햇살론, 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의 경우 출시 이후 2015년 5월까지 지원실적이 19조4000억원에 달했다. 지난 6월 발표된 서민금융 지원 강화방안에는 2020년까지 연간 5조7000억원을 지원목표치로 제시하는 등 지원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대부업의 대출 잔액 증가세는 어떨까. 금융감독원이 반기별로 발표하는 대부업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2010년 말 7조5000억원이던 대부업 대출 잔액이 2014년말 11조2000억원까지 확대됐다. 

금융연구원이 지난 4월 중 서민금융상품을 대출받기 위해 취급기관을 방문한 상담대상자 약 7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업 대출 경험자의 3분의 2가 월 소득 수준이 100만~300만원대라고 응답했다. 

대부업 대출 경험이 없는 응답자의 경우 1~6등급이 40.6%, 7~8등급이 29.9%로나타났다. 하지만 대부업 대출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경우 신용등급 1~6등급이 21.1%, 7~8등급이 46.3%였다.

대부업 대출 경험자들이 상대적으로 소득도 작고 신용등급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 대부업 대출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67%는 과거 제도권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거부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의 76%는 제도권 금융회사에서 거부당한 후 대부업을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고 응답했다.

이들 응답자의 과반수는 애초 제도권 금융회사에서 거부당한 원인이 낮은 신용등급 때문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규복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낮은 신용등급으로 인해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지 못한 중저소득의 서민들이 대부업을 이용했다"며 "고금리 대출을 이용함에 따라 대출을 미처 다 상환하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서민금융상품 개편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 대부업 대출 경험이 있는 대출수요자의 28.9%가 자격요건 완화를, 24.9%가 간편한 절차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위원은 "초기금리가 20% 이상으로 높으나 자격요건이나 절차를 완화한 상품을 개발해 사금융 이용을 조기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며 "서민금융 홍보는 물론 이용자를 위한 재무상담체계를 강화해 지출 측면에 대한 상담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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