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승규 기자] SK텔레콤이 AI(인공지능) 사업에서 시장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세계적으로 AI가 과대평가라는 목소리가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며, 반응의 이끌어내고 있다. 하반기 AI B2B(기업간거래) 부문에서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SK텔레콤이 AI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SKT T 타워 전경./사진=SK텔레콤 제공
2일 업계에 따르면 빅테크 등 IT 기업들은 AI 투자 금액을 지속 확대 중이다. AI는 통상 투자가 많이 소요되는 사업으로 꼽힌다. 구글 MS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지난 상반기 AI에 투자한 금액은 약 144조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AI 사업에서 나오는 수익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으로 LLM(대형 언어모델) 등 다양한 서비스가 출시됐지만 LLM 등 다양한 AI 서비스가 출시됐음에도 큰 폭의 수익을 가져다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세계 최대 AI 기업 중 하나인 오픈AI도 수익화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올해 오픈AI가 약 50억 달러(약 7조 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AI 사업이 거품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구조는 추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대형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빅테크 기업들이 2026년까지 AI 모델 개발에 연간 600억 달러(약 79조 원)를 지출하지만, 그에 따른 매출은 약 200억 달려(약 26조 원)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짧은 시간 내에 AI 모델에서 수익이 발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교수는 "미국 증시에서도 AI 거품론이 논란이 되며 엔비디아(NVDIA) 주가가 요동을 치는 등 수익 창출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며 "초창기에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은 사업인 만큼 회수 하기까지는 기다려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 SK텔레콤, 구체적인 목표 제시하며 주가 반등
SK텔레콤의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5만56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연초(지난 1월 2일) 기록했던 4만9450원보다 12% 증가한 수치다. 지난 달에는 5만90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의 주가 반등은 상반기 호실적과 더불어 AI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한 덕분이라고 업계는 분석했다. SK텔레콤은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을 확대하며 BM(비즈니스 모델) 발굴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또 AI 서비스 에이닷의 이용자 수가 5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이용자 수를 확대하는데 성공했다.
SK텔레콤은 퍼플렉시티와 파트너십을 맺고 시술 협력, 상호투자, 서비스 퍼블리싱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우선 에이닷에 퍼플렉시티 LLM을 탑재할 계획이다. 에이닷에는 퍼플렉시티 이외에도 챗GPT, 클로드, 에이닷액스 등을 탑재됐으며, 추후 구글의 재미나이와 MS의 모델도 추가할 예정이다.
도이치텔레콤, 싱텔,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통신사들과 함께 구축한 협력체 '글로벌 텔코 AI얼라이언스'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 협력체는 LLM을 개발한 후 기업들에 제공해 수익 창출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아울러 AI 반도체, DC(데이터센터) 등 사업에도 투자를 지속하며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AI B2B 사업에서 600억 원의 매출액을 달성하겠다고 밝히는 등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학계는 SK텔레콤이 AI B2B 사업 부문을 지속 확대하면 의미 있는 매출 기여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교수는 "AI솔루션을 지속 출시하고 있고 이를 백화점, 은행, 대학교 등에 제공하는 방식의 수익 창출이 기대된다"라며 "이런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면 고객층이 넓어지게 되고 수익에 기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SK텔레콤이 배당주 성향이 강하고 경기 방어주라는 특징이 있어 시장 수요가 많다"라고 덧붙였다.
증권가도 SK텔레콤의 전략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근 △NH투자증권 △DB금융투자 △메리츠증권 등은 SK텔레콤의 목표 주가를 상향한 바 있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익성 개선 안정화 구간에 진입한 데다 AI 신사업이 꽤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미디어펜=이승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