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방위비 2026년 8.3% 늘어 1.5조원…상한선 재도입

[미디어펜=김소정 기자]한미가 오는 2026년부터 적용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4일 타결했다. 적용을 1년 이상 남겨둔 상황에서 일찌감치 협상을 시작한지 5개월만에 타결된 것이다.

이날 외교부에 따르면, 제12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정(SMC)은 5년 계약으로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된다. 최초 년도인 2026년 총액은 1조 5192억원으로, 이는 2025년 총액 1조 4028억원에 비해 8.3% 증액된 금액이다.

이후 연 인상율을 산정할 땐 기존 ‘국방비 증가율’ 대신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2% 대 전망)을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CPI 적용은 지난 8~9차 협정에 적용됐던 방식이다. 이에 따라 2017~2030년간 연도별 분담금 총액은 전년도 분담금에 전전년도 CPI를 반영해 결정된다.

특히 이번에 연간 증가율을 5%를 넘기지 않도록 상한선을 설정했다. 

외교부는 “이번 협상 과정에서 제11차 특별협정 비준동의 시 국회 부대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 소비자물가지수와 상한선을 연간 증가율에 재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이어 “이를 통해 이전 협정과 비교해 12차 특별협정 기간 중 전체 방위비 분담금 규모의 상승률을 상대적으로 줄이고, 예상치 못한 경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급격한 분담금 증가를 방지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한미는 방위비 분담금 집행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군사건설사업 선정 절차를 국회 예산심의 절차에 맞게 조정하고, 한미 합동협조단 협의를 실질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매년 한국 국방부가 사용하는 건설 관리비를 현물 군사건설사업비의 3%에서 5.1%로 증액해 군사건설사업 품질과 안전관리를 제고하는데 있어 우리의 역할을 강화했다.

SOFA 합동위에서의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의 퇴직연금제 도입 논의를 촉진하기 위해 제도개선합동실무단에서 퇴직연금 운용 수수료에 관한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방위비 분담금을 사용한 수리정비 용역은 한반도 주둔 자산에만 해당된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그간 일부 실시해오던 역외자산 정비 지원을 폐지해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 여건 보장이라는 당초 목적에 부합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한미는 지난 4월 공식 협상을 시작한 이후 5개월여간 총 8차례에 걸쳐 협의를 가졌다. 그러던 중 지난달 25~27일과 이달 1~2일 서울에서 가진 8차 회의에서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 이전엔 10차 이상 회의가 종종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신속한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한미는 지난 4월 23~25일 1차 회의를 시작으로 5월 21~23일 2차 회의, 6월 10~12일 3차 회의, 6월 25~27일 4차 회의, 7월 10~12일 5차 회의, 8월 12~14일 6차 회의, 8월 27~29일 7차 회의, 9월 25~27일 8차 회의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