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미국 장기물 국채금리가 다시 4.0%를 넘기고 미 달러화 가치가 급등하는 등 거시경제 변수가 또 다시 증권가 불확실성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이스라엘·이란 갈등으로 중동 위기까지 번지면서 국내외 증시가 방향성 모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대선을 한 달 앞두고 일각에선 인플레이션 우려마저 재차 제기되고 있어 한층 더 예측이 힘들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장기물 국채금리가 다시 4.0%를 넘기고 미 달러화 가치가 급등하는 등 거시경제 변수가 또 다시 증권가 불확실성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사진=김상문 기자
8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증시가 또 다시 불확실성 장세에 진입해 투자자들의 고민을 깊게 만들고 있다. 우선 오늘 나온 재료부터 보면, 오전 장에서 시장의 관심을 독차지한 것은 역시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실적이었다.
회사 측은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9조1000억원, 매출이 79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된 '영업이익 10조원 붕괴' 설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분기 영업이익이 9조원이라는 것은 단순 계산을 해도 하루에 1000억원씩을 번다는 의미가 된다. 그런데도 시장은 이번 삼성전자 실적에 대해 기대치를 하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수장인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은 이날 실적 발표 이후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는 사과 메시지까지 냈다.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진 삼성전자 주가는 다시금 6만원선 근처에서 맴돌고 있다.
이날 오전 장중 코스피 지수 역시 약 0.8% 하락하며 2600선이 재차 무너졌다. 삼성전자 주가 하락의 영향이 있겠지만, 이것만이 전부라고 보기엔 시장 불확실성을 높이는 변수들이 너무 많아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가장 많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곳은 역시 중동이다. 이스라엘과 이란(헤즈볼라)의 전면전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이는 잠시 잠잠해졌던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다시금 솟아오르게 만들 수 있다. 나름대로 순조롭게 진행돼온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경로에도 불확실성이 가중될 수 있다.
지난주 주간 기준으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9.1% 상승해 천연가스(11.9%)를 제외하면 원자재 내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오재영·이상범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이스라엘-헤즈볼라 간 전면전이 전개되면서 중동사태는 이전보다 한 단계 격화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단기적으로 공은 지난 1일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공격에 대해 이스라엘이 어떻게 반격하는지 여부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WTI 유가의 단기 상단을 1차 82~83달러로 제시했고, 사태 격화 시 95달러까지(2차 상단)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미 달러화가 상당히 반등해 있는 것은 무시 못할 변수다. 연중 강세를 보이던 달러화는 지난 8월 초부터 미 연방준비제도(Fef)의 '빅컷' 결정 등에 하락하다 최근 미국 고용이 '서프라이즈' 수준으로 좋게 나오면서 재차 급등했다.
국제금융센터 측은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달러화는 연준의 금리인하 경로에 따라 당분간 약세 방향을 유지하면서 중앙은행간 금리 격차보다는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를 결정할 수 있는 지표 발표와 미국 대선 및 지정학적 이슈 등에 수시로 변동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