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한국산업은행이 단기성 요소에 따라 널뛰는 당기순이익과 과도한 정부배당 등으로 인해 건전성을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산업은행이 단기성 요소에 따라 널뛰는 당기순이익과 과도한 정부배당 등으로 인해 건전성을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갑 의원이 산은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산은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2조 5089억원을 기록했다. 산은은 지난 2021년에도 2조 4618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바 있는데, 통상 순이익 규모가 4000억원 중반대라는 점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세다.
지난해에는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신용등급 상향에 따른 대손충당금과 투자지분 손상차손 환입분으로 약 1조 4000억원이 확보됐고, 2021년에는 HMM 전환사채 보통주 전환에 따른 처분 이익으로 약 1조 8165억원을 확보한 덕분이다.
이 같은 단기성 이익 증가로 산은은 정부에 배당금을 꽤 지급했다. 산은은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정부에 역대 최대 규모인 8781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해 35.43%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이는 타 금융지주사 평균치인 27.1%, 국책은행인 기업은행 31.2%에 견줘도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선순환 흐름과 달리 산은은 자본건전성 개선의 일환으로 정부로부터 현물출자를 받고 있다. 산은의 자본건전성이 주식보유 기업의 실적과 주가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대표적으로 산은은 정부로부터 한전지분 32.9%를 현물출자로 받았는데, 이 여파로 한전이 1조원 적자를 기록하면 산은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0.06%p 하락한다. 실제 지난 2022년 한전의 대규모 적자가 반영되자, 산은의 지난해 1분기 BIS비율은 13.11%로 하락했다.
또 정부는 지난 2022년 12월 5650억원, 지난해 3월 4350억원 등 총 1조원 규모의 LH 주식을 현물출자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한전의 4조 9000억원 순손실 여파로 산은의 BIS비율이 하락하자, 정부는 올해 3월 LH 주식 2조원을 추가 현물출자한 바 있다.
문제는 정부가 현물출자한 한전 주식과 LH 주식을 시장에 매각할 수 없다는 점이다. 정부의 현물출자로 산은이 얻을 수 있는 실익은 'BIS비율 개선' 외 없는 셈이다.
유 의원은 "산업은행의 단기성 손익 요인으로 인해 BIS 비율이 널뛰기할 때 정부는 계속해서 현물을 주고 현금을 받아 가는 기이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말로는 공공기관의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면서 실제로는 공공기관의 재정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우조선 매각이나 주가 상승 등은 매년 생기는 이벤트가 아닌 만큼 정부가 배당을 고려할 때 특별한 취급이 필요하다"며 "산은의 통상적인 이익이 아닌 부분은 배당에서 제외한다거나 하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