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금융감독원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최근 신한투자증권에서 발생한 1300억원대 유동성 공급자(LP) 손실 사태가 논점으로 부상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가 금감원을 질타하는 방향으로 국감 분위기가 잡힐 가능성이 높은 만큼 증권업계에 대한 조사 강도 역시 꽤 거세질 것이라는 예상이 함께 나온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11일 국회에서 열린 ‘금융 취약계층 보호 및 불법 사금융 근절 대책 당정협의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2024.09.11/사진=김상문 기자
17일 국회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 중이다. 현장에 출석한 이복현 금감원장은 인사말에서 "책무구조도 안착과 내부통제 강화를 지원·점검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자본시장 신뢰 제고를 위해 불법 공매도, 임직원 사익 추구행위 등 불법 행위에 단호하고 엄정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는 인사말에서부터 다분히 최근 발생한 금융사고를 의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하필 국정감사 시즌을 앞두고 주요 증권사이자 금융지주 계열사인 신한투자증권에서 천억원대 사고가 터진 점에 대해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앞선 금융위원회 국감에서도 내부통제와 관련한 지적이 끊임없이 나왔던 터다.
이미 주요 증권사 및 운용사는 신한 사태와 관련한 부서들에 대한 내부 점검에 돌입한 상태다. 이는 금감원이 '전수조사'에 육박하는 강도로 업계 전반에 대한 자체 점검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일부 증권사는 이미 선제적으로 진행한 내부 모니터링 결과를 검토 중이다.
앞서 금감원은 일선 증권사 26곳과 주요 운용사 45곳을 대상으로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 공급자(LP) 거래 업무와 관련해 우선적으로 긴급점검에 나서겠다는 취지로 공문을 발송했다. 특히 금감원은 ETF LP 운용 관계 부서의 '내부통제' 작동 여부를 살피라고 주문했다. 또한 파생상품 거래와 관련해 장내외 관련 상품의 거래내역과 포지션 현황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점검 대상 기간은 지난 8월 1일부터인데, 이는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폭락했던 8월 5일의 소위 '블랙먼데이'를 전후로 신한투자증권이 대규모 운용 손실을 본 사실과 관련이 있다. 정무위 소속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ETF와 관련한 운용업계의 영업 실태를 지적하고 있기도 하다.
당국은 이미 신한투자증권에 대해선 지난 14일부로 현장 검사에 돌입했다. 내규 위반, 내부통제 적정성, 손실 발생 원인 등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는데, 규정위반 사실이 추가로 나올 경우 파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신한투자증권은 업계에서 선도적으로 책무구조도 수립에 나서는 등 오히려 내부통제 '모범사례'로 손꼽혀왔던 터라 여파가 더 큰 모습이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하필 국감 직전에 사고가 터지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긴장도가 더 높은 것이 사실"이라고 전제하면서 "일선 증권사들이 자사 현황을 매우 자세히 당국에 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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