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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중지 위기 모면' 이촌 르엘…급한 불 껐지만 잔불 남았다

2024-10-25 14:30 | 김준희 기자 | kjun@mediapen.com
[미디어펜=김준희 기자]롯데건설이 서울 용산구 일대 시공하는 ‘이촌 르엘(이촌동 현대아파트 리모델링)’이 공사 중단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피하고 갈등 봉합 수순에 돌입하게 됐다. 다만 공사비 증액 여부를 두고 조합과 시공사 간 의견이 대립하고 있어 원만한 사업 진행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서울 이촌동 현대아파트 리모델링 공사 현장에 '공사 중지 예고' 현수막이 걸려 있다./사진=미디어펜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촌동 현대아파트 리모델링조합은 최근 1700억 원 규모 3개월물 전자단기사채를 발행해 기한이익상실(EOD) 우려가 있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상환했다.

앞서 롯데건설은 지난달 이촌르엘 공사 현장에 ‘공사 중지 예고’ 현수막을 내걸었다. 롯데건설 측은 “조합이 PF 대출약정서상 21일까지 일반분양 입주자모집공고를 완료해야 함에도 사업부지 내 토지소유권을 확보하지 못해 입주자모집공고를 하지 못했다”며 “이는 PF 대출약정 위반사항으로 조합 귀책에 의한 EOD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합이 PF 대출금을 상환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조합이 상환하지 못할 경우 연대보증인인 롯데건설이 대위변제를 하고 이에 따른 공사 중지 및 구상권 청구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롯데건설은 “리파이낸싱을 위해서 도급공사비 확정, 입주예정일 확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협의가 지속된 끝에 결국 조합이 3개월물 전단채 발행을 통해 PF 대출을 상환하면서 일단 급한 불은 끄게 됐다. ‘공사 중단 예고’ 현수막 또한 철거됐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실제 대주단 측에서 EOD를 선언할 수 있는 조건은 충족된 상황이었다”며 “3개월의 시간을 번 만큼 남은 기간 동안 조합과 협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급한 불은 진화됐지만 잔불은 여전하다. 남은 3개월간 공사비 증액 및 공사기간 연장 등에 대한 협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에 대한 양 측 이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건설 측은 리모델링의 경우 기존 골조에 대한 구조보수보강공사가 필요하고, 조합 요청에 의해 증축 및 각종 설계변경사항을 포함해 공사범위가 변경된 만큼 추가 공사비 확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도 요구하고 있다.

공사기간 또한 폐기물 처리 인허가, 설계변경 인허가를 비롯해 근로시간 변경 등 법규변경으로 총 16개월 공사기간 연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합 측은 자체적으로 용역 등을 진행해 검토한 결과 롯데건설이 요구하는 인상분은 과도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PF 대출 상환으로 확보된 3개월의 시간이 ‘골든타임’이 된 가운데 우선 양 측 협의는 서울시 측에서 코디네이터를 파견해 중재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롯데건설 측이 공사 중지 예고 현수막을 내건 이후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코디네이터 파견을 통해 사안을 중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남은 기간 동안 협의 또한 서울시 코디네이터 중재 하에 이뤄질 전망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서울시 코디네이터 중재로 조합 측과 협의를 이어나가는 과정에 있다”며 “협의를 잘 마무리해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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