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융기관에서 사업자금 명목으로 빚을 낸 65세 이상 자영업자의 부채 규모가 연소득의 10배를 넘어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노년층 자영업자의 총대출잔액은 30대 자영업자보다 평균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금융권이 이들에게 상환여력을 고려한 컨설팅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한국금융연구원이 발간한 '고령층 자영업 차주의 부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자영업 대출자(차주)는 평균적으로 타 연령대 대비 소득은 낮으면서도, 총부채잔액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가 과다해 대출금을 상환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셈이다.
금융기관에서 사업자금 명목으로 빚을 낸 65세 이상 자영업자의 부채 규모가 연소득의 10배를 넘어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노년층 자영업자의 총대출잔액은 30대 자영업자보다 평균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금융권이 이들에게 상환여력을 고려한 컨설팅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금융연구원이 코리아크레딧뷰로(KCB) 표본자료 상 개인사업자 대출을 보유한 대출자를 '자영업 차주'로 분류하고 부채 현황을 살펴본 결과, 2분기 말 기준 65세 이상 자영업 대출자의 총 대출잔액(개인사업자대출+가계대출)은 평균 4억 5000만원에 달했다.
이는 30대 자영업 대출자의 평균값인 2억 3000만원의 약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자영업 대출자의 연령대가 높을수록 총대출잔액 규모도 증가했다는 게 금융연구원의 분석이다.
반면 평균 연소득에서는 30대 4200만원, 40대 5300만원, 50대 5300만원, 60~64세 4800만원, 65세 이상 4600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연소득 대비 총부채잔액 비율(LTI)을 계산하면, 연령대가 높을수록 평균적인 LTI도 높게 나타났다. 65세 이상 평균 LTI는 10.2로 나타났는데, 자영업자 평균이 8.0인 것에 견주면 훨씬 높은 편이다. 즉 타 연령대보다 65세 이상 자영업자들이 부채 상환에 쓰일 수 있는 소득 대비 총부채규모가 과도하게 누적됐을 것이라는 게 금융연구원의 분석이다.
특히 고령층 중 LTI가 높은 산업군으로는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등의 과밀업종 종사자에서 두드러졌다. 보고서를 집필한 김현열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KCB 표본자료 상 자영업 차주 중 63%가 과밀업종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30대(과밀업종 비중 70%)와 65세 이상(68%)에서 과밀업종 종사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다만 30대에서는 과밀업종 자영업 대출자의 평균 부채 잔액이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과밀업종에서 부채잔액과 LTI가 모두 높았던 노년층 자영업자와 대비되는 대목이다. 실제 부채잔액에서도 65세 이상에서 과밀업종 자영업 대출자의 빚은 평균 4억 6000만원으로 비과밀업종 대출자의 평균값 4억 1000만원 대비 약 5000만원 이상 많았다.
김 연구위원은 "65세 이상 과밀업종 자영업 차주의 평균 LTI는 10.9인 반면, 비과밀업종 자영업 차주의 평균은 8.8 수준"이라며 "고연령대일수록 과밀업종과 비과밀업종 종사자 간 평균 LTI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연구위원은 고령층 자영업자를 위한 컨설팅 등으로 부채의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김 연구위원은 "향후 고령층 자영업 차주의 상환 여력 대비 부채 부담이 심화될 경우를 대비해 현재 정부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자영업자 대상 경영·재창업·취업 컨설팅에 대한 고령층의 접근성을 충분히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