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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실업유발?…반기업정서 부추기는 EBS

2015-10-02 11:19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자유경제원은 ‘자유북소리’ 코너를 통해 편향과 거짓으로 점철된 언론, 왜곡된 신념을 아무 것도 모르는 학생들에게 주입하려는 교육을 고발한다. 편향된 시각과 서술은 기본이고 사실관계를 확인 않고 오보를 내는 우리나라 언론계에 자성을 촉구하고, 편향되고 왜곡된 내용을 지식이라는 이름으로 가르치는 일부 교육계의 반성을 꾀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자유경제원은 ‘자유북소리’ 코너를 시작했다.

자유북소리 코너의 문제의식은 인터넷 언론 및 공익을 내세운 공영방송까지 오염된 대한민국 언론계, 그릇된 방향으로 학생들을 호도하는 일부 몰지각한 교사들 교육현장에 있다. 향후 자유경제원은 자유북소리 코너를 통해 정기적으로 전문가와 일반시민들의 의견 및 제보 모두를 받아 대한민국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고자 한다. 아래 글은 자유북소리의 ‘교육고발’ 게시판에서 조윤희 부산 금성고등학교 교사가 작성한 "취업유발계수 보니 기업은 ‘실업유발’? 反기업정서 부추기는 EBS" 칼럼이다. [편집자주]

 

   
▲ 조윤희 부산 금성고 교사

‘취업유발계수’ 보니 기업은 ‘실업유발’? 反기업정서 부추기는 EBS

교과서에서든 EBS교재에서든 사회변동을 다루는 부분이 나올 때마다 의구심이 드는 것은 왜 항상 사회변동으로 인한 구체적인 모습을 살펴보기 위하여 근대화와 산업화 과정을 살펴보고, 그 과정의 이해를 위해 산업화에 따른 '노동 및 인구의 변화 과정’이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져야만 하는가였다.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사회의 역동적인 측면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사회구조의 변화에 따라 나타난 노동인구의 변화나 노동구조가 달라진 것을 전반적으로 설명해야한다는 명분 탓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전국의 수험생이 다 보아야 한다는 EBS수능완성(대학수학능력 시험의 '연계교재’라는 것이 지정되어 있는데 이 '수능완성’은 사회문화라는 사회탐구 선택과목에 응시하는 학생이라면 반드시 보아야 하는 교재이다.)에 나타난 내용 중 그냥 넘길 수 없는 부분이 있어 살펴보고자 한다.

<EBS 수능완성 사회・문화>의 제19장 사회 변동과 사회 문제 단원에 보면 산업 사회의 등장에 따라 산업 사회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나타난다고 서술되어 있다.

“과학 기술과 기계의 발달, 2·3차 산업 중심의 산업 구조, 직업의 분화와 전문직 증가, 관료제의 확산, 자본주의의 확산,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 도시화 등.”

이러한 사회변동의 양상을 설명하기 위해 언급되는 사회문제로 노동문제, 도시화문제 그리고 인구문제를 다룬다. 아예 경제적 변화를 이야기 하려면 산업구조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든지, 직업의 분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더 언급하든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유독 노동문제가 강조되고 있으며 그 중에도 실업, 임금문제와 노사관계가 다루어지고 있다. 그러자니 노사갈등에 초점을 맞추게 되고 기득권층 대 억압받는 비기득권층(?)의 대립적 구도가 불가피해진다.

③ 산업화에 따른 노동 구조의 변화
• 자영 노동 또는 부역 노동에서 노동자와 사용자 간에 임금을 매개로 하는 노동관계 형성 → 임금 노동의 확산
• 대량 생산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획일적 노동 통제 방식의 등장

교재는 이러한 노동구조에서 한 걸음 더 나간다. 실업. 다음의 지적처럼 실업 유발의 원죄는 대부분 기업에게 있는 듯 보여지기에 충분한 진술로 이어진다.

   
▲ <그림 > EBS 수능완성 19. 사회 변동과 사회 문제(125쪽)중 연도별 취업유발계수추이

취업유발계수는 '한 나라 경제의 고용창출 능력을 측정하는 지표로서 특정 제품에 대한 수요가 10억원 발생할 경우, 경제 전체적으로 취업자수가 얼마나 증가하는지를 나타낸다. 취업유발계수는 특정 산업의 직접적인 노동 투입량뿐만 아니라, 생산의 파급과정에서 간접적으로 유발되는 노동량까지 포함한다. 가령, 자동차를 생산한다고 하면 이에 직접적으로 투입되는 노동량뿐만 아니라 타이어나 부품 등 자동차와 관련한 수많은 제품을 생산하는데 소요되는 노동량까지도 포함해 측정한다(기획재정부 홈페이지 참조).’고 되어 있다.

EBS는 사회변동 중 노동 문제에서 '고용 없는 성장’의 위험과 우리사회의 심각한 노동 문제의 핵심 중 하나인 '실업’을 다루면서, 기업이 고용이나 노동자 복지보다는 설비 자동화에 이윤을 사용한 탓에 고용을 늘리지 않았으며 그로 인해 발생한 문제처럼 기술하고 있다. 청년실업이야말로 최근 심각한 우리 사회의 문제이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보자고 대통령이 사재(私財)까지 털어 펀드를 조성하자는 이 마당에 위의 진술대로라면 기업의 행태는 분노를 자아내는 모습으로밖에 보여 지지 않을 것이다. 돈을 벌었으면 응당 투자를 하고 일자리를 만들어야 함에도 설비자동화를 통해 일자리를 오히려 줄이고 기업이윤'만’ 쌓는다는 말로 들리도록 기술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EBS교재에 기술된 대로 '취업유발계수 추이’가 과연 '고용 없는 성장’의 방증이며 고용도 마다하고 이윤만 추구하는 기업의 '비인간적 행태’로만 해석되어도 좋은 내용인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사실상 취업유발계수는 성장이 거듭되고 산업구조가 고도화 될수록 쉽게 높아지기 어렵게 되어 있다. 게다가 농업부분의 취업유발계수가 높을 수밖에 없고 서비스업과 제조업부문은 농업부문보다 낮도록 되어 있다. 게다가 <표1>이 지적한대로 제조업 부문의 경우 설비투자 확대와 공정 자동화에 따른 성력화(省力化), 해외생산 확대 등이 나타나기 때문에 제조업 전반의 취업유발계수는 해가 거듭될수록 점차 하락하게 된다는 것이다.

   
▲ <표 1> 산업별 취업유발계수 추이 (출처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Trade Brief, 2014. 9. 11, No. 52.)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 현황의 다음의 자료 <표 2>에도 주요부분별 취업유발계수에서 농림수산업 부분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 <표 2> 주요 부문별 취업유발계수 비교 (출처 한국경제신문, 2015. 09. 21.)

자료에 따르면 전체 평균 취업유발계수는 13.1명이다. 가장 높은 부문은 농림수산으로 산출액 10억원 당 32.9명이 취업해 있지만 농림수산의 경우 취업계수가 26.2명, 간접효과는 6.7명에 그치고 있다. 주로 노동집약적 분야의 취업유발계수가 높게 나타난 것이다. 반면 제조업의 취업유발계수는 전반적으로 낮은데 자동화, 고도화로 제조업 일자리가 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간접효과까지를 보았을 때 제조업이 서비스보다도 월등히 높다는 것이다. 음식료는 취업계수가 3명이지만 간접효과까지를 포함한 취업유발계수는 18.3명으로 6배이고, 석탄 및 석유는 취업계수가 0.1명에 불과해도 취업유발계수는 17배나 된다. 연관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료를 통해 단순히 취업 유발효과만 의식하여 농업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이야기나 해서는 곤란하다. 산업구조가 고도화되고 있고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에 집중투자를 해야 하는 이 시대에, 취업유발계수가 높으니 일자리가 많이 생기는 농업에 투자하고 우리의 청년들에게 모두들 귀농민이 되자고 독려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말이다.

그런데도 EBS는 취업유발계수 추이의 자료를 가지고 '고용 없는 성장’의 주범(?)이 기업이라 지목하고 있다. 실업의 이유를 기업에게 묻고 있다. 게다가 기업이 투자를 하지 않아 실업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때마침 항간에 떠도는 기업의 '사내유보금 이야기’와 퍼즐처럼 맞아떨어짐으로써 모든 것이 기업의 원죄로 귀착되는 것처럼 보이기에 충분하다. 기업이 쌓아만 두고 있다는 사내 유보금이 정말 말 그대로 쌓아만 두고 있는 현금이 아니고, 유보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매출 대비 투자 수준이 높으며 사내유보금은 이미 공장이나 기계 설비 등에 재투자된 금액임에도 '유보금’이란 단어가 주는 어감이 기업을 유죄로 몰아가는 것이다.

돈을 쌓아두고도 투자를 하지 않는 기업. 재투자를 하기는 커녕 이윤을 설비 자동화에만 쏟아 부어 계속 이윤 늘리기에만 골몰하여 고용 없는 성장이나 만드는 기업. 이것을 입증이라도 하듯 대한민국 전 수험생이 거의 다 보다시피 하는 EBS교재에 취업유발계수 추이자료가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계속 낮아지고 있는 취업유발계수 추이를 가지고 단순히 '고용 없는 성장’의 위험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사회변동 단원에 걸맞게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라 낮아지는 취업유발계수는 불가피한 사회변동 현상이며 연관효과가 높은 산업을 주목해야 한다고 가르쳐야 하는 것이 아닐는지. 그런데도 '취업유발계수’를 보여주며 기업은 '실업을 유발’한다는 기술이나 하고 있는 EBS인 것이다.

과연 EBS는 오늘도 '분노를 유발’하고 있다. /조윤희 부산 금성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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