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김동근 의정부시장이 지방자치 30년을 맞은 현재 지방에 대한 믿음을 통해 권한 위임과 같은 개선점이 다수 존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시장은 실제 행정 일선에서 보고 느낀 점들을 사례로 들면서 권한, 예산 등에 대해 나아가야할 점들을 진단하고 제언했다.
30일 미디어펜은 여의도 CCMM빌딩에서 창간 13주년 기념 '대한민국 지방분권정책'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중앙으로 집약된 대한민국의 현실을 돌아보고 지방분권을 통한 국가 행정 발전 방향성에 대해 논의했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30일 서울시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미디어펜 창간 13주년 포럼에서 '지역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힘'이라는 주제를 발표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날 포럼에 참여해 첫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질의 응답에서 광역지자체에 몸 담을 때보다 훨씬 지방분권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고 전했다.
김동근 시장은 과거 기획조정실장과 경기도 부지사를 역임한 바 있는 행정 전문가로 평가된다. 김 시장은 이런 이력을 통해 얻은 노하우와 현재 의정부시장을 맡으면서 지방분권에 대해 달라진 생각, 경험해본 지방분권의 현주소에 대해 답했다.
김 시장은 의정부 시장이 되면서 경험하거나 느낀 점에 대한 차이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광역지자체로 있을 때보다는 지방분권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하게 느낀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기 침체로 인하 지방 재정이 급격히 나빠짐에 따라 현 상황에서 피부에 와닿는 면이 많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시장이 되면서 지역에 대한 이해도는 훨씬 높아졌다"면서 "사소한 문제까지 중앙정부의 사전 협의라고 하는 제도를 통해 통제되는 경우가 아직 많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이 같은 사전협의 제도가 점차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사업의 재원을 중앙에 더 많이 의존하게 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난감하다"며 "의정부 시의 경우 시가 집행하는 예산 중에서 중앙정부 혹은 경기도와 매칭해서 예산이 결정되는 경우가 약 67%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국도비보조사업에 따른 보조금과 시비 매칭 예산이 전체 예산은 66.9%로 고유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최근 복지 예산도 급증하고 있어 지자체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실제 현재 지방의 경우 재정자립도가 낮아 지방교부세, 교부금 의존도가 크다. 올해 기준 경기도 본청과 의정부시의 재정자립도는 각각 45.4%, 23.2%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더해 최근 세수 결손으로 인해 2년 연속 지방교부세가 삭감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김 시장은 "의정부시의 인건비 등을 제하면 시가 독자적으로 자기 계획에 의해 진행할 수 있는 예산이 매우 적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방자치가 진행되면서 계속 재정 자립도 문제는 축소되는 형태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시장은 이같은 문제에 대해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들을 적극적으로 펼쳐야하며 자율성을 주는 것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김 시장은 "많은 시민들이 원하는 복지시설 문화시설 등이 만들어지면 이후의 운영비같은 것들은 모두 경상비 형태로 된다"며 "이럴 경우 경직성 예산이 된다"고 지적했다.
경직성 예산이 될 경우 자율성 예산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김 시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구조를 더욱 과감하게 주는 권한 위임이 있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시장은 "지방자치 이제 시작된 지 30년이 됐는데, 사람으로 치자면 30년이면 성인이다"라며 "성인에 대한 기대는 믿고 맡긴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 주도의 하향식 정책 결정에 따른 지출 비중이 과중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김 시장은 정책사업이 기존의 하향적인 구조에서 상향식으로 제안해 각 지역에 진짜 필요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를 강조했다.
아울러 급증해가면서 지자체의 부담으로 다가오는 보편적인 복지사업에 대해서는 국가가 재원을 일괄 부담하는 방향성도 제시했다. 실제 10년 사이 지자체의 부담은 약 2.5배 증가했으며 올해 의정부시는 기초연금 필요액은 2180억 원이었다. 이 중 의정부 시에서 부담하는 금액은 349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김 시장은 발표를 통해 "(지방자치는) 결국 서로가 서로에 대해서 누군가가 우리가 이 일을 더 잘할 수 있다고 하는 것들에 대해 국민들의 합의를 얻어야 한다"며 "이런 설득 과정을 지방의 정치를 맡고 있는 우리 스스로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