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자치분권 2.0' 시대를 맞이한 대한민국의 자치분권 활성화를 위해서 다양한 제도적 혁신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대통령을 포함하는 국가 리더십 차원에서의 관심이 매우 중요하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김순은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특임교수(전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장)는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CCMM빌딩 그랜드볼룸에서 미디어펜의 창간 13주년을 기념해 개최된 '대한민국 지방분권정책포럼' 발제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김순은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특임교수(전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장)는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CCMM빌딩 그랜드볼룸에서 미디어펜의 창간 13주년을 기념해 개최된 '대한민국 지방분권정책포럼' 발제에서 이같이 밝혔다.
먼저 김 교수는 "(자치분권이) 상당히 중요한 이슈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생활을 통해서 체감하는 기회는 많지 않다"는 말로 발제를 시작했다.
우선 김 교수는 자치분권과 민주주의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면서 "영국을 비롯해 미국·독일·일본·이탈리아·프랑스 등 선진국들은 모두 자치분권을 하고 있지만 나라마다 그 정도는 상이하다"고 짚었다. 이는 역사적 발전 상황이 국가별로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나라 내에서도 지역별로 자치분권의 정도가 다른데, 예를 들어 대한민국 내에서도 제주도의 경우는 조금 특별하게 다뤄지는 식이다.
이어서 대한민국 지방분권의 역사를 개괄한 김 교수는 우리나라 자치분권의 성과를 입법적·재정적·정책적 측면에서 나누어 설명했다.
우선 입법적 성과 측면에서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 주민조례발안법 제정, 중앙지방협력회의 설치, 자치경찰제 도입, 제1차 지방일괄이양법 제정, 고향사랑기부금법 제정, 주민투표법 개정, 특례시 특례사무 부여 및 지방분권법 등 2개 법률 개정 등이 사례로 언급됐다.
재정적 성과 측면에서는 1·2단계 재정분권 추진 사례가 제시됐다. 이는 국가와 지방의 지속가능한 발전 기반 마련을 위해 지방재정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취지로 추진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방소비세율을 인상하고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신설하는 등 지방재정 13조8000억원을 확충하는 성과가 도출됐다.
마지막으로 정책적 성과 측면에서는 자치분권 사전협의제, 초광역협력 지원, 주민자치 활성화 등의 사례가 나왔다.
김 교수는 '자치분권 2.0 시대'의 개념을 재차 설명하며 지방분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자치분권 1.0'과 구별되는 2.0의 개념은 자치분권의 실질화, 주민이 주체가 되는 직접발의 시스템, 주민주권에 기초하는 보충성 원칙과 사무범위 확대, 재정분권을 통한 중앙‧지방협력 관계 구축,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기관구성의 다양성 수용, 협력적 동반자 관계 강화 등을 특성으로 갖는다.
이후 김 교수는 전임 문재인 정부와 구별되는 윤석열 정부의 자치분권 특징에 대해 언급하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김 교수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여소야대'의 입법환경 속에서 자치분권과 지역균형발전 추진 주체를 통합하며 '자치분권 2.0' 시대를 개막시켰다.
전임 정부가 출범시킨 중앙지방협력회의의 적극적 활용을 통해 2023년 강원, 2024년 전북 등 특별자치도를 확대하는 성과가 있었다. 김 교수는 "현 정부의 경우 '특구'를 통한 자치분권을 실현시키려 하는 것 같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한국은 여전히 지방세의 비중이 30% 이하"라고 짚으면서 "자치분권을 하기 위해서는 보수적·전략적·혁신적 자치분권의 세 가지 방식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대통령이 자치분권 이슈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지방분권을 대통령 어젠다로 유지하면서 국무총리실과 행정안전부의 적극적 활동을 개입시켜야 한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자치분권 등 목표의 단순 지수화를 전략으로 삼는 것도 유효해 보인다"면서 획기적 지방분권과 일괄법의 계승, 특별자치도 등 각종 특례제도의 활용, 중앙지방협력회의의 적극적 활용, 대통령령의 적극 활용 등을 구체적인 방안으로 들며 발제를 마무리 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