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이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미 대선 이후 사상 첫 9만달러를 돌파했는데, 일주일여만에 약 30% 이상 오른 셈이다.
주요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가 연 3%대로 추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불안정한 투자환경을 우려해 정기예금에 목돈을 넣어뒀던 재테크족 사이에서 이 같은 수익률 괴리에 허탈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13일 금융권 및 미 코인베이스 등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미 동부시간 기준 지난 12일 오후 3시 55분 9만 36달러를 기록해 '마의 9만달러' 벽을 넘어섰다. 하루 전 대비 약 3.08% 오른 값인데, 과열 현상이 진정되면서 한국시간으로 오전 11시 45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8만 7689달러까지 조정됐다.
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이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미 대선 이후 사상 첫 9만달러를 돌파했는데, 일주일여만에 약 30% 이상 오른 셈이다. 주요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가 연 3%대로 추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불안정한 투자환경을 우려해 정기예금에 목돈을 넣어뒀던 재테크족 사이에서 이 같은 수익률 괴리에 허탈하다는 반응이 나온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미 대선일이었던 지난 5일 오전만 해도 7만달러선을 밑돌았는데, 당시와 견주면 비트코인 가격은 약 30% 이상 급등한 셈이다. 비트코인 외 다른 가상자산도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더리움과 솔라나는 같은 기간 약 40% 뛰었고, 도지코인은 150% 폭등했다. 이에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이 머지않아 10만달러도 돌파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는 날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의 1년 만기 금리는 연 3.35~3.42%를 기록 중이다.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이 각각 연 3.35%를, 우리은행의 'WON플러스 예금'이 연 3.37%를 기록했다.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은 연 3.42%를 기록해 5대 은행 상품 중 가장 높은 금리를 자랑한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달 23일 '우리 퍼스트 정기적금(12개월)' 기본 이율을 연 2.20%에서 2.00%로 0.20%p 인하했고, 농협은행도 주요 예금 상품을 0.25~0.55%p 인하한 바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1일부터 급여하나 월복리 적금, 369정기예금 등 11종에 대한 기본 금리를 0.05~0.25%p 인하했다. SC제일은행도 주요 예·적금 상품 금리를 0.30~0.80%p 내렸다.
신한은행은 지난 8일부터 거치식 예금 14종, 적립식 예금 16종 상품의 금리를 0.05~0.30%p 인하했다. 국민은행도 이날부터 거치식 예금 9종, 적립식 예금 13종 상품의 금리를 0.10~0.25%p 인하했다.
은행들의 이 같은 예금금리 하락세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0.25%p 인하 이후 심화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기에 예금금리를 낮추지 않으면 시장보다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게 돼 손익에 악영향을 주는 까닭이다. 더욱이 대출 영업까지 제한되다보니 은행으로선 예금을 유치할수록 비용(예금이자)만 늘어나게 돼 불리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주요 자산시장의 수익성 악화, 대내외 변동성 심화 등을 우려해 은행에 서둘러 자금을 예치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11일 발표한 '2024년 10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0월 말 예금은행의 수신잔액은 2399조 2000억원을 기록해 전달보다 약 8조 4000억원 급증했다.
하지만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수익률이 단 일주일 새 두 자릿수 이상을 기록하면서, 보수적인 투자자들도 목돈 예치에 다소 회의감을 가지는 모습이다.
한 누리꾼은 "비트코인 등락이 워낙 심하다보니 공격적인 투자는 다소 무리가 있다"면서도 "3%에 불과한 은행 예금 수익률을 고려하면 비트코인에 더 많이 투자하지 못한 게 아쉽다. 여윳돈이 있다면 비트코인에 좀 더 투자해야 겠다"는 의견을 보였다.
다만 비트코인 단위당 가격이 9만달러를 호가하는 데다, 단 몇 시간만에 급등락하기도 하는 만큼 이상과열 현상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이후 파킹통장을 비롯 주요 예적금 상품 금리가 인하했음에도 유동자금이 은행권에 몰리고 있다"면서도 "최근 가상자산이 연일 급등했는데, 변동성도 큰 만큼 예전처럼 코인투자 열풍이 불지 모르겠다"고 평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