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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호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카드업계…왜?

2024-11-20 15:02 | 이보라 기자 | dlghfk0000@daum.net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카드사들이 3분기 호실적을 거뒀으나 금리인하 지연,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 다가올 악재에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시장금리는 다시 상승 전환했으며 내년에는 가맹점수수료가 낮아질 전망이다. 그간 카드사들은 실적을 악화시켰던 조달비용 증가를 비용절감을 통해 상쇄해왔으나 앞으로는 이마저도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업카드사 8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총 2조25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다.

사진=연합뉴스



이 중 지난해 상반기 자회사 매각에 의한 기저효과 여파로 실적이 급갑한 롯데카드를 제외한 6곳 모두 실적이 증가했다. 롯데카드의 3분기 누적 당기 순이익은 10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0% 줄었다.

BC카드는 누적 순이익이 지난해 3분기 696억원에서 올해 3분기 1293억원으로 85.8% 늘며 증가 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하나카드의 누적 순이익은 18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7% 늘었다.

이어 KB국민카드의 순이익(3704억원)도 36%나 증가했으며, △삼성카드(5315억원, 23.6%↑) △우리카드(1402억원, 19.8%↑) △신한카드(5527억원, 17.8%↑) 모두 두자릿수대 성장세를 시현했다. 현대카드는 2401억원으로 6.4% 증가했다.

이같은 호실적에 대해 카드업계는 비용절감에 따른 불황형 흑자라고 설명한다. 대표적으로 4개사(신한·KB·우리·하나)의 누적 판매관리비(1조4366억원)는 일년새 3.4% 증가에 그쳤다.

카드론 증가 또한 순익 증가를 견인했다. 카드론 잔액은 9월 말 기준 41조68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확대됐다. 전월 대비로는 소폭(1440억원) 줄었지만, 올해 들어 8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카드업계는 이같은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강화 등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기준금리 인하에 제동이 걸리면서 여신전문회사채권(여전채) 금리 인하도 더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이 가시화된 지난달부터는 시장금리가 다시 상승 전환했고, 여전채 금리 역시 반등했다.

은행과 달리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채권을 발행하거나 차입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채권 금리가 높을수록 자금조달비용 부담이 커지고 순이익도 줄어들게 된다.

또 이번 호실적이 올해 말로 다가온 가맹점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적 개선을 위해 조달비용과 대손비용, 일반관리비 등을 절감한 것이 원가로 산정될 경우 수수료 인하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단 지적이다.

가맹점수수료는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을 통해 마련된 산정원칙에 따라 카드결제에 수반되는 적정원가를 기반으로 3년마다 조정해 왔다. 이에 따라 연 매출 3억원 이하 영세 가맹점의 수수료는 2.3%에서 0.5%, 연 매출 3억원 이상 30억원 미만 소규모 가맹점의 경우 3.6%에서 1.1~1.5%로 낮아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과거 저금리 시기 조달한 차입금의 평균금리보다 아직 높고 고금리 시기 조달한 차입금 등이 남아있는데 향후 금리가 기대보다 덜 내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업권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속된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본업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카드론 등 대출을 늘리고 있으나 당국에서 카드론 총량 규제에 나서면서 대출 영업을 축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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