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고용당국이 마트·식품 제조사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근로자와 여성 근로자 등을 차별한 37개 사업장을 적발했다. 이들 사업장은 약 2억 원 규모의 식대·명절 상여금 등을 차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는 21일 마트·식품제조업체에 대한 고용형태 및 성별 등에 따른 차별근절 기획 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기획감독은 올해 세 번째다.
이번 감독 대상은 기간제·단시간·여성 등이 다수 근무하는 마트·유통업체 15개소와 식품·제조업체 83개소 등 총 98개소다.
감독 결과, 95개 사업장에서 535건의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을 적발했다. 이 중 37개 사업장에서 고용형태나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불합리하게 식대·명절 상여금 등을 차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고용부는 총 2억여 원에 대해 시정 명령해 즉시 개선 조치했다.
성별에 따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해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한 5개 업체, 총 1억4000만 원가량 위법 사항을 적발했다.
일례로 A사는 같은 직무를 수행함에도 남성 1호봉은 9만6429원, 여성 1호봉은 8만8900원으로 성별에 따라 같은 호봉 수준을 다르게 책정해 차별했다. 모집·채용 시 남녀 차별을 해서는 안 되지만, B사는 동일한 업무에도 남성 급여는 월 220만 원, 여성 급여는 월 206만 원으로 채용 공고를 냈다. 고용부는 이 같은 적발사항을 즉시 시정하도록 했다.
기간제·단시간·파견근로자 등 정규직이 아닌 근로자를 합리적 이유 없이 금전적으로 차별하는 등 '기간제법'과 '파견법' 등을 위반한 33개 업체(7100만 원가량)도 적발됐다.
C사는 캐셔 등 업무를 담당하는 통상근로자(주 40시간 근무)에게 명절 상여금과 장기근속포상, 특별휴가, 복지포인트 등을 부여했다. 하지만 같은 업무를 담당하는 단시간근로자(주 20~30시간 등 근무)에게는 이를 지급하지 않았다.
또 비서, 운전업무를 담당하는 직접고용 근로자에게는 명절 상여금을 지급했으나, 같은 업무를 담당하는 파견근로자에게는 이를 지급하지 않았다.
고용부는 적발된 사항에 대해 곧바로 시정 명령해 전부 개선하도록 했다. 비정규직 근로자만 경조금 등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부규정이 있는 13개 사업장에 대해서는 차별 발생 소지가 없도록 관련 규정을 즉시 개선하도록 조치했다.
주 12시간을 초과해 연장근로한도를 위반한 32개소와 시간외근로수당이나 연차미사용수당 등 금품을 지급하지 않은 60곳도 적발됐다. 3567명에 미지급한 금품은 약 10억2300만 원이다.
특히 단시간·기간제근로자 시간 외 수당 및 휴일근로 가산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은 26개 사업장의 법 위반 사항도 확인(1862명, 4억200만 원)해 개선하도록 조치했다.
이와 함께 임신근로자에 대한 시간 외 근로와 휴일근로를 실시한 22곳(22건)도 적발됐다.
김문수 장관은 "노동시장 양극화 타개를 위해서는 누구라도 고용형태나 성별에 따라 차별받지 않고 일한 만큼 정당하게 보상받아야 한다"며 "연중 릴레이 기획 감독을 통해 위법 사항에 대해서는 엄중히 대응하고, 차별 개선 컨설팅 등으로 현장 인식과 관행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