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외교의 시간'은 끝났고 이제 '정치의 시간'이다. 5박 8일 간의 다자외교 순방을 마치고 21일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은 당분간 산적한 국내 현안에 하나씩 대응하고 해법을 모색할 전망이다.
당장 닥친 현안은 지난 14일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김여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 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다.
공표시한 15일을 감안하면 오는 29일까지 윤 대통령은 김여사 특검법을 공표할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지 정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특검법이 위헌'이라는 입장을 재차 밝힌대로 이번에도 거부권을 행사할 전망이다.
5박 8일 간의 페루(APEC)-브라질(G20 정상회의) 다자외교 순방을 마치고 21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1호기에서 내린 윤석열 대통령이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악수하고 있다. 2024.11.21 /사진=대통령실 제공
다만 지난 15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아 민주당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격앙되어 있다.
국회를 장악한 민주당을 상대로 윤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 국정 과제를 하나씩 풀어가야 하는 '정치 함수'는 더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와 김영선 국민의힘 전 의원이 지난 15일 구속되면서, 향후 검찰 수사의 칼날이 어디로 향할지에 따라 국정 운영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검찰은 우선 명씨를 상대로 김 여사를 비롯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박완수 경남지사 등 주요 정치인들을 알게 된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직접 다루어야 할 현안 중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바로 대대적인 인적쇄신이다.
여권을 중심으로 총리·장수장관·참모진의 교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윤 대통령이 대대적으로 전면쇄신에 나설지 또는 중폭 개각에 그칠지 주목받고 있다.
21일 귀국한 윤 대통령이 업무에 복귀하는 즉시, 본격적인 인사 검증 결과를 보고받고 지시를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다만 인적쇄신 시점은 내년도 정부예산안 처리 이후다.
법정시한은 다음달 2일이지만 야당과의 협상 과정에서 처리시간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빨라야 12월 중순이고 늦어지면 내년 1월까지 바라봐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구체적으로는 총리를 포함한 중폭 개각 이상이 거론되고 있다.
후임 총리 하마평이 가장 무성하다.
원내에서는 6선 주호영 국회부의장-5선 권영세·윤상현 의원-4선 윤재옥 의원-3선 추경호 의원 등이 거론된다. 원외 인사로는 김한길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장을 비롯해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정현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전 새누리당 대표), 조태용 국정원장까지 꼽힌다.
국무위원 중에는 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교육부 등 윤석열 정부 초기부터 장수한 장관들을 중심으로 우선 교체 대상에 언급되고 있지만, 이를 확대해 전 부처 장관들을 대상으로 인사 검증과 쇄신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높다.
원희룡 전 의원의 경우 대통령실 참모진에 합류한다는 전망도 돌고 있다.
윤 대통령이 올해 남은 기간동안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국민이 기대하는 인적쇄신을 이룰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