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건설기계가 올해 수요 감소로 인해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은 물론 가동률도 50%대까지 하락했다. 4분기에 대한 기대감도 떨어진 상황이다.
하지만 내년에는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미국 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까지 노리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대형휠로더./사진=HD현대인프라코어 제공
◆올해 실적 부진…쌓인 재고에 가동률도 ‘뚝’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기계 빅3(두산밥캣·HD현대건설기계·HD현대인프라코어)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조41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7685억 원보다 41.1% 감소했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두산밥캣은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6912억 원을 올려 전년 동기 1조1338억 원 대비 39% 줄었다.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는 3분기 누적 영업이익으로 각각 1552억 원, 195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6%, 51.8% 감소한 수치다.
올해 들어 국내 건설기계업체들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이유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건설기계 수요 부진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호실적에 기여했던 북미와 유럽에서의 판매가 줄었고, 해상운임 상승까지 겹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판매가 줄어들자 공장가동률도 떨어졌다. 두산밥캣의 올해 3분기까지 소형 건설장비 공장가동률은 71.9%로 지난해 3분기 83.5%에서 11.6%p(포인트) 떨어졌다.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는 50%대까지 하락했다. HD현대건설기계의 공장가동률은 53.8%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104.5%로 풀가동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HD현대인프라코어 역시 올해 공장가동률이 53%로 지난해 85.1%보다 32.1%p 떨어졌다.
건설기계업계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판매가 줄어들면서 재고가 쌓이게 됐고, 결국 공장가동률이 떨어지게 된 것”이라며 “적체된 재고를 줄이기 위해 올해 하반기에 프로모션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재고는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버티기 돌입…내년 미국·우크라이나 수요 기대
업계 내에서는 올해 4분기까지도 수요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전히 판매는 살아나지 않고 있으며,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수요가 살아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실적 반등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먼저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판매가 살아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미국에서는 대선 불확실성으로 인해 수요가 부진했지만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된 상태다. 내년 1월 트럼프 2기가 본격적으로 출범하면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건설기계 수요도 덩달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두산밥캣은 미국 현지에 공장을 두고 있는 만큼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 움직임에서도 자유롭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또 트럼프 당선인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공언한 만큼 재건 사업을 통해 판매를 확대할 수도 있다. HD현대 건설기계 부문은 일찌감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준비에 나섰고, 건설장비 5대를 기증하면서 협력 관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연간 1000여 대 수준을 보였던 우크라이나 건설기계 수요는 재건 사업이 진행되면 3배 수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건설기계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버티기에 돌입한 상태로 내년 판매 증가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관세 등은 살펴봐야겠지만 미국 내 판매는 확실히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