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미국과 유럽 등 서방 언론들이 7일(현지시간) 12·3 계엄 사태 이후 한국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이 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무산되자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더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 7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투표불성립으로 폐기된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및 국민의힘 규탄 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8일 연합뉴스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우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여당이 투표를 보이콧하면서 한국 대통령은 탄핵을 피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며 "대통령 탄핵 시도가 무산된 것은 한국을 뒤흔든 정치적 혼란을 연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윤 대통령 탄핵 시도가 실패로 끝나면서 이번 주 짧은 계엄령 발효 이후 한국을 뒤흔든 정치적 격변과 불확실성이 길어지게 됐다"는 내용의 기사를 송고했고,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 대통령이 계엄령 실책 이후 탄핵을 피했다"는 제하 기사에서 "표결 불발은 추가적인 정치적 혼란과 대통령 사임에 대한 대중의 요구 증대를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AP통신은 "많은 전문가가 윤 대통령이 남은 2년 반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한다"면서 "그들은 국민의 탄핵 요구가 더 커지면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결국 야당의 윤 대통령 탄핵 노력에 동참할 수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유럽 언론들도 다양한 반응을 내고 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이날 "비상계엄 선포로 한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정족수 미달로 폐기됐다"면서 "수만 명의 시위에도 여당 의원들의 보이콧으로 표결은 진행되지 못했다"고 전달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 민주주의의 지속성과 취약성을 모두 보여준 격동의 한 주를 거쳐 이번 탄핵안 무산으로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고조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기사를 냈다.
한편 미국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한국 국회의 탄핵안 표결이 무산된 것에 대해 '한국의 민주적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는 7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입장을 질문한 연합뉴스 측에 "미국은 오늘 국회의 결과와 국회의 추가 조처에 대한 논의에 주목했다"고 답변하면서 "우리는 한국의 민주적 제도와 절차가 헌법에 따라 온전하고 제대로 작동할 것을 계속해서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한국의 관련 있는 당사자들과 접촉을 유지할 것"이라며 "평화롭게 시위할 권리는 건강한 민주주의의 필수적인 요소이며 모든 상황에서 존중돼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한미) 동맹은 여전히 철통같다"면서 "미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에 전념하고 있다고, 미국 국민은 한국 국민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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