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일베'(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 논란에 휩싸인 작사가 김이나가 진행하는 MBC FM4U '김이나의 별이 빛나는 밤에' 홈페이지에 'DJ 하차'를 요구하는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10일 오후 1시 기준 MBC FM4U '김이나의 별이 빛나는 밤에' 공식 홈페이지에는 DJ 김이나의 하차를 청원하는 청취자들의 글이 50개 이상 게재됐다.
청취자들은 '일베용어를 쓰는 DJ를 하차시켜라', '진행자 내려와라. 윤석열처럼 버티지 말고 스스로 내려와라', '김2나씨 하차 요구한다' 등 제목으로 분노를 표했다.
지난 9일 MBC FM4U '별이 빛나는 밤에'에서 '일베' 논란에 대해 사과한 작사가 겸 DJ 김이나. /사진=더팩트
최근 김이나가 과거 온라인 채팅창에서 '일베' 용어인 '좌장면', '훠궈', '삼일한' 등 단어를 사용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좌장면'과 '훠궈'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이고, '삼일한'은 '여자는 3일에 한 번씩 때려야 한다'는 여성혐오적 의미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진 뒤 한 누리꾼은 김이나의 SNS에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어떻게 생각하냐. 탄핵 찬성하냐. '2찍'이냐"고 물었다. '2찍'은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기호 2번,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와 국민의힘 소속을 찍은 사람들을 일컫는 부정적 신조어다.
그러자 김이나는 답글을 통해 "일베에 들어가 본 적도 없다. 저는 아직까지도 그 출처가 일베인지 알지 못한다"며 "저도 계엄령 내린 순간부터 지금까지 분노 속에 있는 시민 중 하나"라고 답했다.
10일 오후 MBC FM4U '별이 빛나는 밤에' 시청자 게시판에 '일베' 논란 DJ 김이나의 하차를 청원하는 글이 50개 이상 게재됐다. /사진=MBC FM4U '별이 빛나는 밤에' 홈페이지 캡처
김이나는 지난 9일 '별이 빛나는 밤에'에서 직접 사과의 말을 전하며, 재차 '일베'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주말 그리고 오늘까지 안 그래도 힘든데 부엉이들(청취자 애칭)은 마음이 더 힘들었을 것 같다"며 "그 논란은, 당연히 저는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엔 '이걸 어디에서 접해서 어떤 맥락에서 쓴 거고' 이런 얘길 하고 싶었다. 너무 당황스러웠다"면서도 "생각할수록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제가 그런 부적절한 단어를 사용해 큰 심려를 끼친 일이니까 그 부분이 너무나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어떤 상황에서도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결코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텍스트(문자)로 적으니 전달이 잘 안 되는 것 같아 이곳에서 말씀드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김이나는 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에 참석한 청취자들을 향해 지지와 응원의 말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김이나의 거듭된 해명과 사과에도 누리꾼들은 여전히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그가 사용한 일베 용어가 흔히 알려진 것이 아니라는 점 떄문이다. 김이나가 과거 한 프로그램에서 "저는 제가 모르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발언했던 장면도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김이나가 자신의 무지에 대해 사과했으므로 지나친 억측을 삼가야 한다며 그를 옹호하고 있다.
오랜 기간 본업과 방송 활동으로 대중적 신뢰감을 쌓아온 김이나가 '오해'를 바로잡고 여론을 되돌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김이나는 2003년부터 작사가로 활동하며 가수 아이유, 임영웅, 그룹 아이브 등 수많은 가수의 히트곡에 참여했다. 현재는 TV조선 예능 'TV조선 대학가요제' 심사위원으로 출연 중이다. 그가 DJ를 맡고 있는 '별이 빛나는 밤에'는 매일 오후 10시부터 자정까지 방송된다.
[미디어펜=김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