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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결산-카드] 고금리 여파 여전…조달비용 늘고 건전성 악화

2024-12-17 15:47 | 이보라 기자 | dlghfk0000@daum.net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카드사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시장 전반의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조달비용 증가로 순탄치 않은 한 해를 보냈다. 실적 개선에 성공하긴 했으나 업계는 대출성 자산 확대와 소비자 혜택 축소 등 비용절감으로 인한 불황형 흑자라며 쓴웃음을 짓고 있다.

지난해 1월 이후 연 3.5% 기준금리가 20개월 넘게 유지되면서 카드사들의 조달비용 부담이 늘었고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은행과 달리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사업에 필요한 자금 대부분을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채권금리도 오르면서 카드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늘게 된다. 카드사들은 사업에 필요한 자금의 70% 이상을 여신전문금융채권을 통해 조달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DB



2022년 초 연 2%대에 머물던 여전채 금리는 그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에 레고랜드 사태까지 터지면서 사상 최초로 6%대까지 치솟았다.

이후 지난해까지 4%대를 유지하다가 올해 10월, 11월 한국은행의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하로 3%대까지 내려앉았다.

다만 실제 여전채 금리는 내려갔으나 예상보다 여전채 금리 하락 폭이 크지 않고 2020~2021년 저금리 시기에 발행한 여전채 만기가 돌아오면서 동일한 금액의 채권을 3%대 금리로 차환 발행하는 상황으로 이자비용 증가세가 이어졌다.

수익성이 악화하자 카드사들은 이를 상쇄하고자 카드론 등 대출영업을 확대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국내 카드 대출 및 연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국내 8개 카드사의 대출금액은 44조665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감원이 관련 통계를 추산한 2003년 이후 최대치다. 이중 단기대출인 현금서비스액이 5조8760억원, 장기대출인 카드론이 38조7880억원을 차지했다.

카드대출 잔액이 늘면서 불량고객 증가에 따른 연체율 악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카드대출은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쉽고 빠르게 돈을 빌릴 수 있으나 평균금리가 연 10%대로 높아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통한다. 또 이용자 중 중저신용자 또는 다중채무자가 많아 부실 위험이 높다.

실제 우리카드의 3분기 말 연체율은 1.78%로 지난해 동기(1.22%)와 비교해 0.56%포인트 상승했다. 하나카드의 3분기 연체율은 1.82%로 0.16%포인트 올랐고, KB국민카드도 1.29%로 0.07%포인트 상승했다.

뿐만 아니라 카드사들은 판매관리비 축소, 대출채권 매각, 알짜카드 단종 등 비용절감 등에도 집중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단종된 신용카드는 282종, 체크카드는 91종 등 총 373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159종(신용카드 139종, 체크카드 20종)에 비하면 배가 넘는 수치다.

카드사들은 올해 알짜카드 단종을 가속화하고 연회비가 비싼 프리미엄카드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연회비 수익 증대와 함께 상대적으로 연체 가능성이 낮은 우량고객 확보에 집중했다. 카드사에서 경쟁적으로 프리미엄카드를 선보이면서 올해 상반기 출시된 주요 신용카드 44종의 평균 연회비는 전년(6만9583원)대비 63%나 오른 11만3225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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