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3고'에 뷰티업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얼어붙은 소비 심리에 더해 장기화 된 고물가로 압박을 받아오던 화장품 가격이 새해부터 인상을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 애쓰던 뷰티업체들은 고환율 상황까지 닥치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 명동에 늘어선 뷰티 브랜드 로드샵 전경./사진=미디어펜
3일 업계에 따르면 새해 뷰티업체들은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섰다. 특히 대중적인 제품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젊은 소비자가 주 고객층인 로드샵 브랜드의 가격 인상이 눈에 띈다.
미샤의 '트리플 섀도우'는 기존 7000원에서 8000원으로 1000원 인상됐다. 미샤의 '실키 래스팅 립펜슬'도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 올랐다.
어퓨 브랜드의 7개 제품도 올해부터는 인상된 가격으로 판매된다. '미네랄 립앤아이 리무버 250㎖' 2개 세트는 1만8000원에서 2만 원으로 2000원, '미네랄 100 HD 파우더'는 7500원에서 9000원으로 1500원 각각 인상됐다. 화장품 외에 미용도구의 가격도 올랐다. '1/2 착한 화장솜 120매'는 3000원에서 4000원으로 1000원 올랐다.
아모레퍼시픽의 에뛰드도 함께 새해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단색 섀도우 '룩 앳 마이 아이즈'가 5500원에서 6000원으로 500원 올랐다.
가성비를 내세우던 로드샵보다 높은 라인의 제품들도 올해 인상된 가격으로 판매된다. LG생활건강의 오휘 '더 퍼스트 제네츄어 립스틱·립밤 듀오 홀리데이 에디션'은 기존 8만5000원에서 9만1000원으로 6000원까지 뛰었다.
LG생활건강 오휘는 내달부터 4개 제품의 가격을 최대 5000원 올릴 예정이라고 전해진다. 오휘 '프라임 어드밴서 디에이징 앰플 세럼 50㎖'은 12만5000원으로 5000원 오르며 오휘 '미라클 모이스처 립세린'은 3만2000원으로 2000원 인상된다.
화장품 가격 상승 이슈는 지난해 고물가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부터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실제로 지난해 아모레퍼시픽 에뛰드, 신세계인터내셔날, 에스티로더 등이 제품의 가격을 올린 바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4.91로 전년 동기 대비 1.9% 상승했다. 이중 화장품이 포함된 '기타 상품 및 서비스'의 소비자물가지수의 변동률은 3.6%로 총 지수보다 큰 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불안정한 국내 정세로 새해에도 원달러 환율이 1470원에 육박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화장품 업계의 경우 환율이 급등하면서 해외에서 들여오는 원자재 가격도 올라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당선인이 새롭게 내놓을 관세와 통관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국 우선주의로 모든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업계도 주의를 기울이고 관망하고 있다.
반면 고환율로 인한 수출 수혜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4년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이 102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하는 등 K-뷰티가 해외에서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환율이 오르며 원화 가치라 하락하자 상대적으로 국내 외국인 관광객들의 구매력이 늘면서, 외국인 관광객 대상 매출이 높은 올리브영 등은 나름 호재로 작용할 여지가 생겼다.
올리브영의 올해 상반기 기준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168% 늘었다. 서울 명동 등에서 외국인 특화 오프라인 매장이 한국 관광 코스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올리브영의 매출은 3조521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8% 성장했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