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세헌기자]경기침체와 정국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2017년 정유년(丁酉年) 새해를 맞이하는 재계의 경영화두는 '비상경영'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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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그룹 서울 서초사옥 / 미디어펜 자료사진 |
재계는 현재 주요 대기업이 특검 수사, 조기 대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등 대내외 정치 변수와 불확실성에 직면한 만큼 내년에도 이에 대한 돌파구 마련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재계와 각 그룹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SK, LG 등 주요 대기업들은 내년 투자·경영계획과 주력사업·신규사업 발표를 앞두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미 차질이 불가피한 모습이 감지되고 있기도 하다.
삼성그룹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되면서 현재까지도 구체적인 내년 일정을 짜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내년도 경영계획도 수립하지 못한 상황에서 그룹 차원의 신년 화두가 나오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은 통상 12월 초에 하던 사장단·임원 인사를 비롯해 연말 행사도 대부분 무기한 연기한 상태로, 특히 출국금지 상태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활동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내년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쇼 CES와 내년 2월 엑소르 이사회 등의 일정을 앞두고 있지만 불투명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CES의 경우 근래에는 방문한 적이 드물었지만 이 부회장이 지난 10월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선임된 이후 처음 맞는 대규모 행사여서 참석 가능성이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로서는 특검 수사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의혹 등에 집중되고 있어 이 부회장이 소환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인 만큼, 삼성 내부에서는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내년 1월 2일 양재동 본사 강당에서 개최 예정인 시무식에서 그룹 임직원과 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내년 판매 목표와 전략 등 신년 구상을 발표한다.
내년에 현대차 중국 충칭 공장이 완공되고, 올해 준공한 기아차 멕시코공장 생산대수도 올해 10여만대보다 2배 이상 늘어난 20여만대 수준으로 늘어나는 만큼 글로벌 판매 전략 구상에 전념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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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0월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16년 CEO세미나에 참석, 주력 관계사 CEO들에게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실천을 당부하고 있다. /SK그룹 |
SK그룹 역시 2일 최태원 회장의 주재로 워커힐호텔 신년회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는 최 회장이 그간 강조해온 경영쇄신 내용이 다시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지난 21일 변화∙혁신을 선도할 경영진을 전진 배치하고, 그룹 내 최고 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최적화되도록 재편했다.
대내외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적극 발굴하기 위해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역할을 재편한 동시에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갖춘 인사를 신임 경영진으로 발탁하는 인사로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는 지난 10월 CEO세미나에서 논의된 사업구조 혁신과 변화∙도전을 가속화하기 위한 후속조치로, 새해 신년회에서도 이에 대한 구체적인 주문이 나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내달 2일 발표하는 신년사에서 '변화와 생존'을 거듭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 회장은 최근 임원세미나에서 내년 사업 계획을 수립하면서 경쟁의 양상과 환율 등 주요 환경 변수들을 면밀히 검토해 선제로 대응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 줄 것을 주요 경영진에게 주문했다.
이에 내년에도 글로벌 경기 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만큼 지속 성장을 위한 변화와 혁신을 함께 만들어갈 것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내년에도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보호무역주의가 강화하는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변화와 혁신으로 사업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 기회를 만들어 위기를 돌파할 것을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기침체와 정국불안이 이어지면서 내년 재계 신년인사회 역시 조촐한 분위기 속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게이트'로 정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기업들의 연말 경영활동이 사실상 멈춰선 상황인 만큼 내년 행사 역시 이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