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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약품연구센터의 신약개발 연구원이 연구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모습./한미약품 |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지난 9월 한미약품과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계약이 중도 해지되면서 제약업계의 신약 개발 열풍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마일스톤'에 대한 제대로된 이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미약품이 베링거인겔하임과 맺은 신약 라이선스가 '8조원'이라고 알려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쏠렸고 역설적이게도 이 계약이 중도 해지되면서 주식 투자자들을 비롯한 여론은 이 계약에 대한 거품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컸다.
결론은 8조원이라는 금액은 한미약품에서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기술이전된 신약 후보물질들이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상용화될 때 최종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다.
마일스톤 계약은 성공을 전제로 체결하는 동반자 계약이지만, 신약개발에는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기 때문에 여건이 나빠지면 언제든 해지될 수 있다.
마일스톤 개념의 계약은 체결과 동시에 수취하는 '확정된 계약금'과 임상개발이 진행될 때마다 '단계별 성취도에 따라 받는 금액', 상용화 이후 판매액의 일정비율로 받는 '로열티' 3단계로 구성된다.
지난해 한미약품의 성과로 보도된 8조원은 이 3가지 단계를 모두 합산한 것으로, 한미약품은 임상개발이 진행될 때마다 성과보수 형태로서 마일스톤 금액을 받게 된다.
최근 제약협회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후보물질 발굴부터 신약이 탄생하기까지의 확률은 약 0.02%에 불과하다.
치료분야 성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하나의 신약을 창출하기까지 평균 12년이라는 시간은 물론, 약 1조원대의 연구개발(R&D) 비용이 투자된다는 통계도 있다.
10년이 넘는 오랜 기간에 걸쳐 최소 5000여개 정도의 후보 물질 가운데 단 하나의 신약만이 극한의 가능성을 비집고 성공한다는 뜻이다. 이는 금광 개발 성공확률(10%), 유전 개발 성공확률(5%)보다 낮은 수치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제약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한국 제약기업들의 신약개발 도전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한미약품이 기술수출한 신약 후보물질 중 절반만 성공해도 단숨에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 관계자는 "신약개발 과정에서 실패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며, 실패 없는 성공은 있을 수 없다"면서 "임상 단계에서 벌어지는 많은 변수들마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신약개발이라는 목표를 향해 정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R&D 투자 1위 제약기업인 한미약품은 지난 2013년 코스피 상장 제약기업으로는 최초로 R&D 투자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2015년에는 1871억원을 R&D에 투자했다. 2016년에도 R&D 중심의 경영방침은 지속되고 있다. 2016년 3분기 현재 R&D 누적 투자액만 1251억원에 달한다.
한미약품은 제네릭에서 개량신약, 혁신신약으로 이어지는 현실성 있는 '한국형 R&D 전략'을 구축하는 한편,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도입해 전세계 유망 제약기업 및 바이오벤처와 활발한 신약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미약품 대표이사 이관순 사장은 "글로벌신약 개발 과정은 험난하고, 때론 아픈 가슴을 쓸어내려야 하는 순간들에 직면하지만, 그래도 한미약품의 결론은 '글로벌신약'"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장은 "한미약품은 창조와 혁신의 발상으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 온 뚝심있는 기업"이라면서 "한미약품은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한 비전과 함께 전세계 1400조원에 달하는 의약품 시장에서 새로운 국가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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