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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사드 외교위기는 '눈먼 민족주의' 탓
친중 사대-반일의 뿌리, 반미-반정부의 화근
'우리민족끼리' 논리 몰두 땐 대한민국도 위협
승인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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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7-01-11 10:3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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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우석 주필
내내 엉뚱하게 놀다가 점잔을 빼니 어리둥절하다. 이 나라 언론의 수준을 익히 알지만, 병 주고 약을 주는 꼴이라서 뒷맛도 쓰다. 사드 배치, 한일 위안부 합의 등 대한민국의 외교위기를 둘러싼 조중동의 널뛰기 보도를 보며 새삼 드는 생각이다.

세상이 알 듯 요즘 한국외교가 사면초가인데, 사드 배치에 반발해온 중국부터 압박 수위를 높이는 중이다. 군사협력 중단과 한류 금지령 확대에 이어 의원외교랍시고 베이징을 방문한 한국의 못난 야당의원 몇 명을 가지고 놀고 있다. 더 꼬인 건 한일관계인데, 아베 총리부터 나서서 "위안부 합의는 정권이 바뀌어도 실행돼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게 당연한 게 서울에 이어 부산에 위안부 소녀상이 설치된 데 따른 항의다. 며칠 전 저들은 통화스와프 협상 중단까지 선언했다. 상황이 다급해졌다는 판단 때문일까? 조선일보는 10일 1면 머리기사를 통해 이 문제에 부화뇌동해온 대선 주자들을 때렸으니 제법 가상한 노릇이다.

조중동의 최근 널뛰기 보도

"뒷감당 대책 세우고 외교 뒤집나"란 제목의 그 기사는 정치권의 그런 무책임한 태도는 한미동맹을 훼손하고, 국가 신용도 추락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선주자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국민감정에 편승해 위안부 합의 재협상과 사드배치 연기를 떠들어 댔으니 당연한 지적일까?

중앙일보도 같은 날 1면 머리로 그런 걸 '내수용 정치'라고 혼쭐 냈다. 어떠신지? 최순실 사건이란 언론의 난(亂)을 일으킨 언론들이 그래도 외교국방은 챙기는 듯하니 안심이 되시는지? 전혀 안 그렇다. 이른바 국민감정에 편승하는 역겨운 짓은 저들이 더 하지 않던가? 조금 전 뒷맛이 쓰다고 지적한 것은 그런 까닭이다.

일테면 바로 며칠 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렸던 수요집회를  무슨 큰일이랍시고 경쟁적으로 써줬던 게 이 나라의 안목 없는 언론들이었다. 조중동? 그들도 마찬가지였다. 정대협이란 지독한 반일 ·친북 시민단체가 주관하는 그 수요집회가 4일로 25주년을 맞았던 것이다.

   
▲ 위안부·사드 외교위기란 '눈먼 민족주의' 탓이다. 그건 조선왕조 500년 친중 사대주의가 모습을 바꾼 것이고, 미친 반일 민족주의의 뿌리다. 사진은 한일 정부가 위안부 문제 해결에 합의한 지 1년이 되는 지난해 12월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천263번째 수요시위를 마친 참가자들이 '한일합의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제의 소녀상 앞에서 우르르 모여 축하 떡을 자르는 등 일본에 대한 외교적 결례를 저지르는 게 무슨 장한 일라도 되는가? 위험천만한 '민족 장사'에 열중해온 정대협이란 결국 대한민국 국익을 해쳐온, 문제있는 단체가 아니던가? 그런대도 수상쩍은 이 단체에 아부를 해온던 언론이 무슨 낯으로 정치권을 꾸짖을까?

또 있다. 비겁하기 짝이 없는 지식인 그룹은 또 뭔가? 어리석은 대중들에게 "언제까지 민족감정에 사로 잡혀 일본과 으르렁댈 겁니까? 대한민국 존립이 위태로와지는 걸 진정 원하십니까?"라고 시원하게 말 한 마디 못해온 게 그들 집단이다.

오해 마시라. 언론과 지식인을 때리는 게 이 글의 의도는 아니다. 어제 오늘의 외교위기는 표면상 외교국방 문제로 보이이지만, 한국문화사·지성사의 저변과 잇닿아 있는 차원의 것임을 오늘 여러분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싶었다. 그렇다. 핵심은 눈먼 민족주의 문제인데, 우리 모두는 안다.  민족주의 문제는 설 건드렸다가는 뼈도 못 추리는 게 한국사회 분위기인데, 고맙게도 동반자가 있었다.

조선시대 소중화주의를 못 잊어 환장한 우리들

민족주의 문제를 용기 있게 짚어낸 분이 서울대 이영훈 교수다. 그는 최근 화제의 인터넷 강의 '환상의 나라'에서 이걸 언급했다. 그것도 민족주의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지를 절묘하게 지적했다. "서울 광화문에 세종대왕 동상이 버젓이 세워져있는 것은 우연만은 아닙니다. 거기엔 역사문화적 배경이 있는데, 21세기인 지금 이 땅에 조선시대를 복원하려는 은밀한 노력이 저변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에 따르면 조선시대 복원은 근대 이전 작동해온 전통적 국제관계를 되살리는 걸 포함한다. 천자(天子)의 나라 중국과, 그들에게 책봉 받는 제후(諸侯)국가 조선 사이의 관계 말이다. 5백 년 전 소중화주의가 지금도 작동하고 있고, 한미동맹을 허물고서라도 관철시키려는 것이다.

친중 사대주의의 '오래된 미래'는 이토록 집요하며, 그게 한국역사문화의 어떤 관성(慣性)이라는 통찰에 무릎을 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한미동맹을 못 마땅해 하는 좌익세력이 중국 짝사랑에 매달리고 반일에 환장하고 있다는 건 상식에 속한다. 단 역사문화사의 구조 차원에서 보면, 이영훈 교수 관찰이 설득력 있다.

어어, 하는 사이에 한국사회 전체가 친중 사대주의의 품안으로 기어들어가려고 몸부림을 친다는 얘기다. 역사의 퇴행 세력인 좌익 세력이 왜 낡은 소중화주의 꿈에 매달리고, 대중들은 중국 콤플렉스에 갇힌 채 반일감정에 앙앙불락하는 것이다. 이 와중에 어느 누구도 현실외교의 냉정함을 응시하지 않는다.

이 모든 걸 작동시키는 구조가 '눈먼 민족주의'인데, 그건 위안부·사드를 둘러싼 외교위기는 물론 대한민국 존립에도 영향을 준다. 그거야말로 '환상의 나라' 대한민국의 지적 수준이기도 하다. 이 교수의 강의가 역사정보를 넘어 현실에 암시를 주는 건 그 때문이다. 

   
▲ 위안부·사드를 둘러싼 외교위기는 물론 대한민국 존립에도 영향을 준다. 사진은 송영길 의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박3일간 중국을 방문해 사드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4일 오전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재호, 송영길, 유은혜, 신동근, 박찬대 의원. /사진=연합뉴스

무식한 언론, 비겁한 지식인…이대론 미래 없어

"우리에게 민족은 국가의 상위 개념입니다. 과도한 민족주의는 어느덧 대한민국이란 국민국가의 해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제 강의 제목처럼 불길하기까지 합니다. 대표적인 게 백범 김구 신화죠. 왜 그가 민족적 영웅입니까? 그는 말했습니다. 민족이란 영원한 혈통의 바다이며, 공산주의·자본주의란 그 위의 거품이라고요. 그런 게 대한민국 건국을 애써 무시하고 북한을 포용하겠다는 눈먼 민족주의의 무서운 힘이죠."

대한민국 언론, 참으로 시야가 좁다. 그리고 지식인들은 비겁하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엄청 무식하다. 상황이 그러하니까 누구도 이런 깊은 차원의 문제를 짚어내지 않는다. 공론장에서 이런 토론이 이뤄지지 않으며, 대한민국은 역사의 퇴행만을 반복한다.

반복하지만 지금 거론되는 위안부·사드 외교위기란 '눈먼 민족주의' 탓이다. 그건 조선왕조 500년 친중 사대주의가 모습을 바꾼 것이고, 미친 반일 민족주의의 뿌리다. 이 순간 좌파세력이 끼어들어 한미동맹을 뒤집고, 대한민국을 엎어버리자고 선동하는데도 제대로 대응을 못하는 게 우리 현실이다.

정치권 때리는 걸로 손을 터는 언론, 그리고 비겁한 지식인 그룹을 위해서라도 나는 이 중차대한 '눈먼 민족주의' 문제를 곧 재론하려 한다. 지금의 갇힌 상황 속에서는 결코 창조적 지성이 등장할 수 없고, 정상적 논의가 가능하지 않으며, 대한민국 재생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고백하지만 내 관심은 지금 한국사회 정치사회적 위기란 곧 지식상황의 위기다. 지식-정보의 오염이 정치현실적 불구상황을 낳고 만 것이다. 세상이 어느 때인데, 우리만 천동설(天動說)에 매달리고 있는 꼴이다. 안타깝게도 그 지병이 언론독재-지식인의 배반 속에 깊어지고 있고, 이미 임계점을 넘었다는 게 내 판단이다.

그걸 이영훈 교수는 '환상'이라고 명쾌하게 표현했지만, 내 눈에는 거대한 허위위식의 구조다. 몸만 21세기를 살뿐 인지구조는 근대 이전에 머물고 있거나, 좌파적 가치관에 갇혀 산다. 그걸 걷어내야 우리는 비로소 정상사회에 근접할 수 있지 않을까? /조우석 주필
[조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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