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삼성의 경영 시계가 짙은 안갯 속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두 번째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둔 가운데 삼성은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그룹 전체의 운명이 한 순간에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를 감싸고 있는 어두운 그림자도 짙어지고 있다. 삼성의 경영이 ‘올스톱’ 될 경우 산업계는 물론 경제 전반에 미칠 후폭풍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재계는 불확실성 확대를 걱정하며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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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 |
1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의 긴장감은 어느 때 보다 높은 상황이다. 전날 ‘최순실 국정농단’을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 부회장에게 두 번째 구속 영장을 신청하면서다.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16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된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늦어도 17일 오전까지는 결정될 전망이다.
‘비상체제’에 돌입한 삼성은 이 부회장의 구속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룹의 미래가 바뀔 수 있는 중대 사안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최근 불거진 의혹을 잇달아 정면 반박하고 있다. “대가를 바라고 뇌물을 주거나 부정한 청탁을 한 적이 결코 없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에 특검이 이 부회장에게 적용한 혐의는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 등이다.
삼성은 “법원에서 진실이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는 법무팁과 외부 로펌의 변호사를 동원해 적극적인 법리 방어를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법조계와 재계에서는 이번에도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검이 대면 조사 등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제대로 못한 상황에서 법원이 이 부회장에게 유무죄를 묻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검이 SK와 롯데, CJ 등의 수사가 어렵다고 밝힌 가운데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다만, 촛불 민심 등 최근 확산된 반(反기)업 정서가 법원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법리적 판단 보다, 여론에 밀려 법원이 영장을 발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의 이번 구속영장 실질 심사는 한정석 서울지방법원 영장전담 판사가 담당한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특검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압수수색하고, 안종범 전 청와대수석의 수첩을 확보하는 등 증거 보강에 주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법원이 이 증거들은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이 부회장의 구송영장 발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계에서는 특검의 수사방향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기업과 경제 상활을 고려하지 않고, 성과만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프레임’을 정해놓고 삼성에게만 죄를 물으려 한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특검’이 아니라 ‘삼성 특검’이라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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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 |
특히 재계는 삼성의 경영활동이 멈출 경우 불러올 ‘나비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삼성의 성장동력 상실이 국내 경제 침체로 이어지고, 결국 글로벌 시장에서 국가 경쟁력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는 이유다.
이 부회장이 도주하거나 증거 인멸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닌데 구속수사는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 부회장의 구속이 현실화 될 경우 브랜드 가치 훼손 등 삼성이 입을 손실이 너무 크다는 이유다. 최근 삼성은 미국 전장기업 하만 인수 등 최근 해외 사업을 거의 챙기지 못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최순실 사태가 불거진 뒤 삼성의 경영 활동이 사실상 멈춰서 있다”며 “(이 부회장에 대한) 유무죄는 향후 법정에서 가리고, 삼성이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할 수 있는 법원의 합리적인 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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