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메디앙스, 덴마크 의자 '노미' 수입...'타티네쇼콜라', '유키두' 등 수입 브랜드 확대, 매출 절반 이상 차지
   
▲ 보령메디앙스에서 수입하고 있는 덴마크 브랜드 '노미'./보령메디앙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제약 전문기업으로 유명한 보령제약그룹에서 계열사인 보령메디앙스를 통해 유아용 가구를 수입하고 있다. 제약 기업에서 가구까지 수입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업계에서는 보령메디앙스가 연구개발을 통한 자체 브랜드 키우기보다 수입업에 치중하는 것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보령제약그룹은 유아용 전문 가구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그룹의 유아동용품 전문기업 보령메디앙스에서는 올 1월부터 덴마크 유아용 의자 '노미'를 수입하고 있다. 지난해 중순부터 보령메디앙스는 이 브랜드를 시범적으로 수입했으며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거워 공식 론칭했다는 입장이다.

'노미'는 산업 디자인의 거장 피터 옵스빅이 디자인했으며 의자 하나 가격은 50만원대에 달한다. 

보령메디앙스가 수입하는 브랜드들은 이 뿐만이 아니다. 보령메디앙스는 프랑스에서 '어린이의 샤넬'이라고 불리는 '타티네쇼콜라'라는 브랜드도 수입하고 있으며 이스라엘 장난감 브랜드인 '유키두'도 수입하고 있다. 

또 보령메디앙스는 '스킵합'이라는 브랜드를 수입하며 '미국 맨해튼에서 론칭돼 헐리우드 셀러브리티들이 애용하는 브랜드'라고 홍보하고 있다. 프랑스 유아식기용품인 '베아바'도 보령메디앙스가 수입하고 있다. 

보령메디앙스가 보유한 자체 브랜드는 '비앤비', 닥터아토', '더퓨어' 등이다. 

이런 탓에 보령메디앙스의 전체 매출에서 수입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해 3분기 보령메디앙스의 연결 기준 누적 매출은 1021억원이며 이중 상품매출은 590억원으로 57.8%에 달했다. 반면 제품매출은 442억원에 불과했다.

제품매출은 제조업에서 발생하고, 상품매출은 도소매 업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품매출은 수입업에서 올린 매출로 봐도 무방하다.

보령메디앙스는 보령제약그룹 창업주인 김승호 회장의 막내딸인 김은정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김 부회장은 보령메디앙스 지분 29.76%를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대학원에서 MBA를 마친 김 부회장은 해외에서 공부한 만큼 수입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유아동전문 대기업들이 수입 브랜드들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아동 업계에 수입 브랜드들이 확산되고 있고 이를 찾는 고객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지만 대기업들까지 연구개발을 통한 자체 브랜드 키우기보다 수입 브랜드를 확대하는 것은 문제의 여지를 남긴다"며 "자체 브랜드를 키워 해외에 나가려는 노력보다 수입 브랜드를 국내에 가지고 와 판매하는 것은 굳이 대기업이 아니어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관계자는 "경기 불황에 최근의 유아동업계 트렌드는 가성비"라며 "대기업에서 수입 브랜드들을 키우고 있지만 고객들이 해외직구 등을 통해 수입 브랜드들을 많이 구매하고 있어 매출이나 수익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보령메디앙스 관계자는 "국내 유아동 업체 중 수입업을 하지 않는 기업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고객들이 수입 브랜드들을 선호해 이를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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