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담보채권 80% 출자전환…위험도 커져 6400억 추가로 쌓아야
   
▲ 23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열린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추진방안 기자간담회에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오른쪽)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대우조선해양 채권단이 대우조선에 2조9000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하고 2조91000억원을 출자전환하는 등 5조8100억원을 지원하게 됨에 따라 시중은행들도 6400억원 규모에 이르는 추가 충당금을 쌓아야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대우조선 구조조정 추진방안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무담보채권 7000억원에 대해 80%인 5600억원을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20%인 1400억원은 만기연장하게 된다.

NH농협은행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대우조선에 대한 위험노출액(익스포저)는 2조7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농협은행 8700억원으로 가장 많고, 하나은행 7700억원, 국민은행 5500억원 등이다.

시중은행들은 대우조선에 대한 여신을 요주의로 분류해 놓고 있다. 요주의로 분류하면 7~19%로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시중은행들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36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이미 쌓았다. 전체 익스포저의 12% 수준이어서 충당금 추가적립 규모는 크지 않다.

하지만 시중은행이 무담보채권을 출자전환하게 되면 당장 손실이 날 가능성이 커져 추가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하다. 주식은 대출금보다 손실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이 출자전환에 나서면 6400억원가량의 충당금을 추가 적립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회계법인이 산업은행의 대우조선 지분 보유 가치를 ‘1원’으로 평가했고, 산은은 이로 인해 작년 말 보유주식의 전체를 손실(손상차손)로 반영한 바 있다.

대우조선 채무조정에 따라 시중은행의 건정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기)자본비율이 0.01∼0.24%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중은행 익스포저가 2015년 10월 대우조선에 대한 지원 이후 2조원 가까이 감소했고 전체적으로 충분한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며 “이번 채무조정이 은행권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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