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업 발전 위해 평창올림픽 활용하자"
지속가능 관광산업 생태계 조성 추진
[미디어펜=최주영 기자]"양적 성장에 치우쳐온 우리 관광업계가 질적 발전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5개월 앞으로 다가온 평창올림픽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대한상공회의소 제3대 관광산업위원장으로 취임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항공·관광업계의 협력을 강조했다. 평소 '선택과 집중' 전략을 고수해 온 조 사장이 다가올 평창올림픽을 통해 항공 산업 전반의 위기를 어떻게 풀어나갈 지 주목된다.

   
▲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대한상공회의소 관광산업위원회 위원장으로 취임식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항공·관광업계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 사장은 지난 1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8차 관광산업위원회 제3대 위원장 취임식을 갖고 "우리나라 관광업계는 지금 큰 어려움에 처해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사장은 "국내 관광업이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며 "특히 방한 관광시장은 중국의 금한령 조치를 비롯해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로 인한 안보위기 등으로 더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17억9000만 달러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한중 노선이 감편된 데다, 북한의 미사일 실험 이후 한반도 긴장감이 고조된 영향으로 국내 방문 관광객이 감소한 것이다.

조 사장은 "대외 변수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것이 관광 산업의 본질적인 특성이기는 하지만 체질 개선을 통해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고 지속가능한 관광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은 업계에 있는 우리의 몫"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광 산업 전반의 활성화를 위해 평창올림픽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적극 활용하는 한편 정형화된 관광상품에서 벗어난 새롭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의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고 관광업계에 제안했다.

조 사장으로서는 평창동계올림픽에 거는 기대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평창올림픽은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우리나라에서 30년만에 열리는 올림픽인데다 대한항공이 2012년부터 공식 파트너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조 사장의 아버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역임할 당시 올림픽 유치의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점에서 아들인 조 사장이 이같은 노력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 사장이 국내 관광업 위기를 평창올림픽으로 활용하겠다는 말은 곧 우리나라 관광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현재 위기를 질적 발전의 계기로 삼아 관광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는 그가 대한항공 대표로 취임한 이후 보여줬던 '선택과 집중' 전략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조 사장은 올 3월 대표이사 승진한 뒤 3개월만인 지난 6월 대한항공외 다른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모두 사임해 핵심 사업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고, 계열사 대표직을 정리하면서 한진그룹 내 일감 몰아주기 지적을 받아온 계열사 지분도 과감하게 정리한 바 있다.

대한항공도 조 사장의 이번 관광위원장 취임을 계기로 국적항공사 1위 기업으로서 평창올림픽에 지속적인 후원을 펼치면서 관련산업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평창 조직위에는 대한항공, (주)한진, 한진정보통신, 한진관광 등 40여명의 한진 직원이 근무 중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7월부터 한국방문위원회가 주최하는 ‘2016~2018 한국 방문의 해’ 캠페인 일환으로 래핑항공기도 추가 운영해 외국 관광객 유치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의 관광위원장은 초대 위원장부터 대한항공 사장이 위원장을 맡아왔는데, 오너 일가에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조 사장의 이번 취임은 기업을 이끄는 수장 역할에서 나아가 국내 관광업 전반의 발전을 책임진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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