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한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이 14일 열리는 가운데 국내 산업계는 중국과의 사드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상황에서 '신(新)중국 공략법'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대중국' 비즈니스를 바라보는 새로운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중국 국빈 방문 이틀째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시진핑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정상화 방안을 논의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개최된 한중 비즈니스포럼 연설에서 "두 나라 기업의 시장 진출이 확대되고 상호 투자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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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조어대 14호각 목단청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앞서 손을 잡고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그러나 관련 기업들의 체감도는 낮은 편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회담 결과에 대한 공동기자회견을 하거나 공동발표문도 내지 않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 문제를 둘러싸고 양국이 절충점을 찾지 못하면서 새로운 시장전략 수정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국내 기업들의 중국 사업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과의 사드 갈등 역시 완전히 회복되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 중국은 한국 관광을 허용하면서도 사드 부지를 제공했던 롯데를 제외하는 등 뒤끝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자동차 업계는 아직도 사드 역풍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양새다. 이미 현대·기아차의 올 상반기 중국 판매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났다. 현대차는 지난달 올들어 처음으로 9만대, 기아차는 5만대 판매 고지를 넘었지만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여전히 25%, 37%의 감소세를 보였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계도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1년 연속 중국의 친환경차 보조금 대상에서 연거푸 배제되며 내년 사업 재개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항공업계도 주요 항공사들의 올 상반기 중국 노선 탑승객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두자릿수 이상 영업이익이 줄었다.
지난 10월 양국 관계 개선 협의문 발표 이후 중국인 관광객들이 다시 한국을 찾고 있지만 단체여행객 비자가 일부만 허용되는 등 사드 이전으로의 회복이 아직은 요원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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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무역협회·중국자동차공업협회 제공 |
일각에서는 우리기업이 중국 시장을 바라보는 태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중국은 사드갈등과 마찬가지로, 다른 나라와도 '정치적 이슈'를 무역이나 경제와 연관시켜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온 만큼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무역협회는 중국을 공략할 새 해법으로 ‘차이나 플러스 전략’을 제시하기도 했다. 일본 대만 등 주요국가들은 중국과의 정치외교적 이슈가 불거질 경우 경제 보복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일찌감치 경험한 만큼 이들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중국의 경제보복을 경험한 일본은 2010~2012년 조어도(센카쿠 열도) 분쟁으로 토요타, 닛산 등 일본 완성차 브랜드의 중국 내 시장점유율이 두 자릿수 이상 떨어졌지만 중국 대리상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중국 전용 모델을 출시로 점유율 회복할 수 있었다.
조빛나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당시 비교적 반일 감정에서 자유로운 새로운 소비층을 공략하고, 정치적 적대감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에서 마케팅을 강화해 중국의 격앙된 반일감정이 누그러질 때까지 인내했다"고 말했다.
대만의 경우 지난해 1월 진행된 대선에서 친중국 성향인 국민당이 떨어질 것으로 보이자, 중국은 자국민의 대만 관광을 제한하겠다고 ‘보복’을 예고했다.
이로 인해 10월 대만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55%나 줄었다. 대만은 중국 대륙 단체 관광객 대신 자유개별 여행 관광객 유치하고 주변국으로 눈을 돌려 각종 제한 조치를 완화한 사례다.
재계는 한중간 외교적 갈등이 봉합되었으나 언제든지 악화될 가능성이 잔존하는 만큼 중국 시장을 바라보는 비즈니스 전략을 되돌아보고 대중국 마케팅 및 수출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재계 관계자는 "중국은 여전히 사회주의 국가로 정치 이슈가 경제나 소비자 이슈로 전이되는 상의하달식 사회시스템을 고수한다"며 "정부·민간 개별 차원에서 발생 가능한 리스크별로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리스크 발생시 최소화 할 수 있는 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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