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 국토교통부가 BMW 520d의 화재 사고 원인 조사에 10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한 가운데 BMW코리아가 이 기간 사실상 동일 모델을 판매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토부는 또이번 BMW 화재와 관련 "안전 확보가 될 때까지 차량운행을 중지해달라"고 권고한 상황이어서 차주들의 추가 피해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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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MW 520d 또 화재..."가속패들 작동하지 않아" /사진=연합뉴스 TV 캡처 |
3일 손병석 국토부 1차관은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BMW 차량 화재사고와 관련한 대국민 담화문을 내고 "차량을 소유하신 국민들은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최대한 운행을 자제해 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김경욱 교통물류실장 주재로 열린 긴급 간담회에서 "BMW 리콜의 주요 원인을 규명하는데 10개월 정도 걸릴 예정"이라고 밝힌 지 하루만에 운행자제할 것을 당부한 것이다.
수입차 업계는 BMW가 이번 정부 발표로 향후 10개월 간 520d 차종을 정상적으로 판매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520d는 5시리즈 라인업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모델로 올 들어 상반기까지 6706대가 판매됐다. 1개월마다 1000대가량씩 팔린 점을 감안하면 정부 조사가 완료되는 시점까지 무려 1만여대를 판매하지 못하는 셈이다.
이미 주요 대리점에는 520d를 찾는 문의가 급감하고 있는데다, 최근 320d 등 다른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전체적인 수요가 하락하는 모습이다.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는 한, BMW가 단기간내 이미지 타격을 회복하기는 힘들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실제 BMW가 자발적 리콜을 결정한 지난달 26일 이후에도 520d의 화재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리콜 일주일을 맞는 8월2일에도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흥호리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던 520d 엔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최근 8개월간 주행 중 불에 탄 BMW 차량만 28대에 이르며 이 중 20대가 520d 모델이다.
지난달 4일에는 도산대로 사거리 인근에서 BMW 미니 차량도 전손되는 사고가 발생해 520d 외 다른 차종으로도 결함의혹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BMW는 2주 안에 리콜 대상 자동차 전체에 대해서 안전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BMW차주들에 따르면 현재 리콜전담 고객센터는 물론 서비스센터에 3회 이상 통화를 시도한 결과 연결이 되지 않고 있다. 일부 차주들의 경우 "새벽 1~2시경 겨우 연락이 닿았지만 가장 최소한의 대화만 했고 심지어 업무량 과다로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는 사례도 있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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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MW 5시리즈. /BMW그룹코리아 제공 |
현시점에서 BMW가 조달 가능한 부품이 약 5000개로 알려진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 이달 20일부터 10만6000여대 리콜을 앞둔 상황에서 단시간에 공급을 늘리기는 역부족이다. 문제가 된 차량의 EGR 관련 부품을 코렌스코리아라는 기업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BMW코리아는 리콜 결정 직후 전국 서비스센터에서 부품 즉시 교환을 약속했지만 서울 등 주요 센터에 문의한 결과 오는 14일부터나 이들 부품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설상가상 BMW의 결함 은폐 의혹도 제기된 상황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최근 화재가 발생한 차량은 모두 2016년 11월 이전 제작된 EGR가 장착된 차량으로 BMW가 이미 EGR에 문제가 있음을 파악하고 개량 조치를 마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국토부 조사결과 '늑장 리콜'이 확인될 경우 BMW는 자동차관리법 위반에 따라 최대 700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내야 할 전망이다.
BMW 측은 화재 사고와 관련한 기술분석자료를 이날 국토부에 제출했다. 국토부는 BMW 기술분석자료와 실제 불이 난 차량을 확보해 여러 가능성을 함께 검토할 예정으로 조사가 끝나는 시점은 내년 상반기로 예상된다.
국토부가 이번 화재 사건으로 촉발된 대규모 리콜의 심각성이 크다고 보고 미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국내 도입도 검토해 볼 수 있는 만큼 사건의 귀추가 주목된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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