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트래버스 팔아야하는 한국지엠 입장 이용해 ‘총파업’ 노림수
국민 혈세 8100억 투입해 한국지엠 도왔지만…‘노조 수뇌부’ 안하무인
[미디어펜=김상준 기자] 한국지엠 노조가 하계휴가 이후 강력한 ‘총파업’을 예고하고 나서 한국지엠 경영정상화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조는 하계휴가가 종료되는 오는 7일을 기점으로 노조 수뇌부가 중심이 되어 노조원들을 독려해 강력한 파업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 한국지엠 노조 조합원들이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 효자로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산업은행의 한국지엠 보유 지분 매각에 반대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국지엠 노조 수뇌부는 조만간 신차 콜로라도와 트래버스가 출시되고 전략 차종 트레일 블레이저의 국내 생산이 확정된 현시점이 파업하기에 가장 유리한 시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신차 판매에 집중해야 하는 한국지엠 사측의 입장을 이용해 파업을 무기로 요구 조건을 모두 얻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지엠 노조 관계자는 “회사 사정이 좋지 못한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신차 출시가 예정되어 있고, 신차종의 생산을 배정받은 지금이 노조에 가장 유리한 것은 사실”이라며 “올해가 아니면 상황이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받을 수 있을 때 조금이라도 수당을 더 받기 위해 노조원들 모두 총파업에 참여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 9월 출시 예정 쉐보레 트래버스 / 사진=한국지엠


노조 관계자의 말처럼 한국지엠은 조만간 기대되는 신차 2종이 출시되고, 전략 차종인 트레일 블레이저의 생산까지 확정되면서 오래간만에 회사에 활기가 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의 파업은 한국지엠 ‘경영정상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지엠은 군산 공장 폐쇄를 시작으로 쉐보레 국내 철수설 등 다양한 논란에 휩싸였고 ‘국민 혈세 8100억원’을 산업은행으로부터 지원받으면서 어렵사리 경영정상화가 되는 듯 보였으나, 노조 수뇌부의 총파업 선언으로 향후 순탄치 않은 행보가 예상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한국지엠 노조의 파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평균연봉 7000만원 이상을 받는 한국지엠 노조원들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못하고, 거액의 국민 혈세가 투입되어 힘겹게 한국지엠을 정상화하고 있는 과정에서 노조의 총파업은 한국지엠을 더 큰 위기로 빠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 8월 출시 예정 쉐보레 콜로라도 / 사진=한국지엠


한편 지난해 12월 설립된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는 이번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 100명 규모의 연구·개발 연구개발 인력으로 구성된 해당 법인은 외국인 직원과 신입 직원들의 비중이 높아 기존 한국지엠 노조원들의 영향력이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별도 법인으로 분리돼있어 파업 참가 명분도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지엠은 신차 출시와 새로운 차량 생산을 확정하며 경영을 정상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는데, ‘노조 리스크’는 치명적인 악재로 반영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한국지엠 노조 수뇌부의 집단 이기주의는 극에 달했다”고 말하며, “30~40대의 젊은 한국지엠 노동자의 진로 및 회사의 미래 등을 고려해서라도 노조 수뇌부는 파업 준비를 철회하고 경영정상화에 힘써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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