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설비 교체·상생협력금 등 7천억원 이상 투입
한수원 이사회, 조기폐쇄 결정…"경제성 축소"
   
▲ 월성원전 1호기/사진=한국수력원자력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 및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 이사들의 배임행위에 대한 감사를 요구했다.

6일 정치권과 업계에 따르면 산자위는 국회법 제127조의2에 따라 감사원에 이같은 사항에 대해 감사요구를 결정했다.

최종 의결은 본회의에서 재적 과반수 출석 및 출석 과반수 찬성을 받으면 된다. 감사원은 국회 감사 요구가 있을 경우 별도의 심의를 거치지 않고 감사에 착수해야 한다.

산자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종구 자유한국당 의원은 요구안에서 "월성 1호기는 1983년 상업운전을 개시, 2012년 11월 설계수명이 만료될 예정이었다"며 "그러나 5925억원을 투입해 설비보강을 통해 수명을 연장했으며, 이에 따라 2022년 설계수명이 만료될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수원은 지난해 6월15일 이사회를 개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의결했다"면서 "경제성 평가에서 전기 판매단가를 과도하게 낮추는 등 자료 조작을 통해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을 과소평가하고, 이용률이 54.4%를 초과할 경우 계속 가동이 유리했음에도 의도적으로 낮은 이용률을 전망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부연했다.

이 위원장은 "수명연장을 위해 설비투자를 진행, 가동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조기 폐쇄를 의결한 것은 한수원 이사들의 임무에 위배한 행위"라며 "회사에 손해를 가한 배임행위라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고 덧붙였다.

   
▲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관련 한수원 이사진 배임행위 감사 요구안/사진=행동하는자유시민


실제로 지난해 삼덕회계법인이 작성한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월성 1호기 즉시정지와 2022년 11월(운영기간 만료일)까지 계속 가동하는 것의 경제성이 같아지는 손익분기점 이용률은 54.4%로 집계됐다. 즉, 이용률이 40%면 563억원의 손실이 나는 반면, 60%일땐 224억원의 순이익이 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수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월성 1호기의 이용률은 95.8%였으나, 455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보고서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이와 관련해 이언주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월성 1호기 손실은 이용률이 아닌 턱없이 낮은 한국전력공사의 원자력 정산단가 때문으로, 발전원가에 비해 정산단가가 최대 62원 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이같은 상황에선 이용률이 높을수록 손실이 커지는데 이용률이 낮기 때문에 경제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면서 "수천억원의 국민혈세를 낭비한 사장과 이사진은 엄중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지적했다.

장석춘 의원도 지난해 국감에서 "올 상반기 판매단가를 적용하면 월성 1호기는 5년간 1543억원에 달하는 흑자를 시현할 수 있는 구조인데, 유독 이 원전만 현실과 동떨어진 단가로 경제성이 계산됐다"고 강조했다.

월성 1호기는 2012년 11월20일 설계수명 30년이 지나 가동이 중단됐으나,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2015년 6월23일 발전을 재개했다. 이 과정에서 한수원이 지역 주민 동의를 위해 1310억원의 지역상생협력금을 편성하고, 이 중 1047억원을 집행하는 등 총 7000억원 가량이 투입됐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