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코어테크, 에스씨엠생명과학 등 일정연기
거래소 대면접촉 자제…승인까지 60일 소요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쇼크로 인해 국내 증시가 엄청난 타격을 입은 가운데 이번 사태가 증권업 전반의 ‘온라인’ 시스템을 확산시키는 촉매로 작용하고 있다. 대면접촉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된 만큼 신규상장(IPO)을 준비하는 기업들 중에는 투자설명회(IR)를 비롯한 IPO 제반과정을 온라인으로 해결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코로나19 사태가 증권가 풍경을 바꾸고 있다. 일단 이번 사태로 IPO 시장은 큰 타격을 입은 상태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신규상장을 준비 중이던 센코어테크, 에스씨엠생명과학 등은 수요예측 등 모든 일정을 연기했다. 

   
▲ 사진=연합뉴스


이달 중순 수요예측에 들어갈 예정이었던 LS이브이코리아와 압타머사이언스 등도 상장주관 증권사와 함께 ‘작전회의’에 들어갔다.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접수시킨 회사들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다. 통상 예비심사청구서를 접수하면 한 달 내 승인이 떨어졌지만 거래소 심사역들이 재택근무에 들어가는 등 변수가 생겼기 때문이다. 승인까지 걸리는 시간이 60일을 넘길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실제 거래소 측은 현재 신규상장 담당부서마다 1명씩을 재택근무로 전환한 상태다. 미연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심사는 계속하되 가능한 한 대면접촉은 자제하고 있다는 게 거래소 측 설명이다.

지난달 28일 신규상장 기자간담회를 예정대로 개최한 메타넷엠플랫폼도 기관투자자와의 회의를 커피숍에서 1대1로 진행하거나 전화통화로 교체하고 있다. 코넥스→코스닥 이전상장을 추진하는 노브메타파마는 지난달 27일로 예정돼 있던 IPO 기자간담회를 취소하고 ‘화상 IR’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업계 전반적으로 ‘온라인화(化)’를 앞당길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화상 IR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등장하는 등 기업들이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변신’에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IR큐더스의 경우 화상통신플랫폼 전문업체 구루미와 함께 상장기업과 금융권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온라인 화상 IR 서비스’를 무료로 지원한다고 최근 발표해 화제가 됐다. 

이 서비스는 PC, 노트북, 스마트폰 등 카메라가 있는 전자제품을 통한 온라인 접속만으로도 IR 미팅이 가능하다. 개인 소지 전자제품이 순식간에 ‘회의도구’로 탈바꿈 하는 것이다. 1대1 미팅은 물론 최대 20명까지도 접속이 가능하다. IR큐더스 측은 오프라인 위주의 기업설명회, 간담회 등이 온라인으로 대체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IR 등 주요 IPO 절차를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은 이미 완비된 상태”라면서 “거액이 움직이는 거래의 경우 여전히 대면접촉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있지만 이번 사태로 온라인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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