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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 보잉 747-8i 여객기 /사진=대한항공 |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대한항공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키로 결정했고, 최대주주 한진칼이 3000억원 가량을 출자하기로 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정부 지원금 1조2000억원을 포함, 총 2조2000억원을 확보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당장 연내 갚아야 할 액수가 4조원에 달하는 만큼 보유한 부동산 매각 등으로 추가 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13일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를 통해 1조원을 조달한다고 발표했다. 대한항공이 유증 결정을 내린 것은 2017년 4500억원 이후 3년 만에 있는 일이며, 특히 조 단위의 유증은 사상 최초다. 유증에 성공할 경우 대한항공의 전체 발행 주식은 기존 9595만5428주에서 1억7532만507주로 늘어난다. 최종 발행가액은 7월 6일 확정되며, 신주 상장은 7월 29일에 이뤄진다.
이번 유증은 기존 주주들에게 우선 신주를 배정하고, 실권이 발생할 경우 일반투자자를 모집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한항공 최대주주인 한진칼은 보통주 기준 29.96%를 들고 있는데, 이번 증자에 약 3000억원을 출자한다. 다만 한진칼의 현금성자금은 작년 말 기준 1411억원에 불과해 별도의 신규 자금조달 계획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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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로고./사진=한진칼 |
한켠에서는 한진칼이 또 다른 '백기사'를 동원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을 하고 있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경영권을 노리는 KCGI·반도건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한진그룹 경영 정상화를 위한 한진칼 주주연합'까지 동시에 견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합 측 한진칼 지분율은 42.74%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 41.05%를 이미 앞질렀다.
이 외에도 14일에는 한진칼 이사회가 개최된다. 이사회에서는 한진칼 보유지분과 부동산을 담보로 해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아오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칼은 그룹 주력사 대한항공 외 △㈜한진(23.62%) △진에어(60%) △정석기업(48.27%) △한진관광(100%) △칼호텔네트워크(100%)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대한항공 유증 납입금 부족분을 마련하는 것은 자회사들의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방법으로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한편 대한항공 이사회는 유증 외 1조2000억원 규모의 정부발 구제금융안에 대한 차입 실행 방안도 다뤘다.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달 25일 대한항공에 1조2000억원을 지원한다며 이 중 2000억원은 순수 차입, 7000억원은 항공화물 운송 관련 자산유동화증권(ABS) 인수를 통해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나머지 3000억원으로는 주식전환권이 있는 영구채 매입(CB) 방식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을 내보였다. 대한항공은 하반기 도래하는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회사채 신속인수 프로그램에 쓸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대한항공이 올해가 가기 전에 환입해야 할 돈은 회사채·ABS·차입금 등을 합해 총 4조원 규모다. 상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만 해도 1조2000억원이기 때문에 바로 확보하게 될 2조2000억원만으로는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 같은 이유로 대한항공은 서울 종로구 송현동 49-1 소재 호텔 부지와 왕산마리나 운영사 왕산레저개발 지분 등 유휴자산 매각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 중이다. 아울러 최대 15%까지 할인해주는 선불 항공권 판매와 사업 재편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작업도 진행 중이다. 또 전 임원이 최대 50% 급여를 반납했고, 직원의 70% 가량이 6개월 간 유급휴직에 돌입한 상태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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