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이스타항공 여객기./사진=이스타항공 |
[미디어펜=박규빈 기자]날이 갈 수록 이스타항공의 경영 환경이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파산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이스타항공 인수 계약금을 지불한 제주항공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어 인수 포기론이 불거지고 있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항공기 리스료·체불임금·시스템 관리비·통신비 등 매월 고정비 160억원 가량 연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이 말라가는 이스타항공에 추가로 지원이 이뤄져야 기업 생존이 가능하나, 현재 상태는 여의치 않다.
이스타항공은 인수 협상 차원에서 최대주주인 오너 일가에 체불임금 250억원 중 100억원 가량을 부담케 하고, 나머지 150억원은 근로자들로 하여금 포기토록 하는 방안을 내본 바 있다. 그러나 예상대로 노동조합 등 내부 구성원들이 강력 반발했다.
현재 대주주로 있는 창업자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일가 또한 딱히 내놓을만한 것이 없어 자구안 마련이 상당히 어려운 상태이며, 사재 출연 요구도 다소 무리라는 게 이스타항공 관계자 설명이다. 하지만 항공업계 내외에서는 "이 의원의 두 자녀가 이스타홀딩스의 지분 전량을 갖고 있는 만큼 대주주의 책임있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지적한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의 체불임금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베트남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가 미뤄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인수 작업의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
|
|
▲ 제주항공 여객기./사진=제주항공 |
항공업계는 제주항공이 베트남 당국을 거론한 것은 표면적 이유에 불과하며, 체불임금을 떠안지 않으려는 핑계라고 분석한다. 현지법에 따르면 시장 점유율 20% 아래인 기업에 한해서는 사전심사 시 신고서 수령일로부터 1개월 내 거래가 승인되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를 근거로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본격 '인수 포기론'이 힘을 얻고 있는 모양새다.
코로나로 인한 유동성 위기가 불어닥쳐 제주항공 이사회는 지난달 12일 1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방식으로 추진키로 했다. 이 중 522억원은 운영자금조로, 1178억원은 채무상환에 쓴다는 계획이다.
이스타항공 인수 금액은 총 545억원. 제주항공은 이 중 계약금으로 119억5000만원을 납입했다. 425억5000만원이 남은 셈이다. 제 코가 석 자나 자라있는 제주항공이 잔금을 치를 여력이 되는지도 의문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스타항공 측 체불임금은 고사하고 제주항공은 채권단에 쫒겨다니는 형국이라 스스로 건사하기도 힘들다"며 "점점 인수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제주항공 경영진은 여의치 않을 경우 인수 백지화까지 거론하는 상황"이라며 "이와 같은 발언에 기초하면 제주항공의 인수 동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