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막 작업하다 리프트 무너져 작업자 의식불명...경찰 조사중
   
▲ 시긔엘부산 연회장에서 리프트가 추락해 작업자가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사진=부산경찰청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롯데호텔의 럭셔리호텔 브랜드 시그니엘부산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6월 그랜드 오픈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달 30일 부산 해운대 시그니엘부산에서 추락해 의식불명에 빠진 A씨의 친형이 쓴 청원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 따르면 A씨는 소규모 현수막 디자인 전문 업체에서 광고 현수막과 판촉물 설치 작업을 하는 근로자로, 사고 당일 시그니엘부산에서 가로 7m, 세로 5m짜리 대형 현수막을 동료 1명과 함께 설치하고 있었다. 

연회장 천장 높이가 7m가량이어서 호텔 측에서 제공한 리프트(유압 사다리)로 현수막을 부착하고 있었는데, 6m 높이에서 리프트가 통째로 넘어지며 A씨가 크게 다쳤다.

자신을 흉부외과 전문의라고 밝힌 A씨 친형은 "(동생이) 다발성 두개골 골절, 뇌출혈, 심한 뇌 손상, 뇌부종 등으로 인공호흡기 치료 중"이라면서 "의식과 자발호흡이 전혀 없고, 현재로서는 의학적으로 뇌사 상태일 가능성이 매우 크고, 높은 확률로 사망할 것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A씨 친형은 "(연회장) 테이블 때문에 현수막이 설치될 벽면에서 테이블까지 겨우 1m가량 여유 공간만 있어 안전 지지대(아웃트리거)를 설치할 공간이 없었다고 한다"면서 "아웃트리거를 세울 공간이 없고 그로 인해서 사고 위험이 있으면 사업주가 조처를 해 주거나, 작업을 하지 않아야 하는데 그러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호텔에서 제공한 리프트는 한자리에서 모든 작업이 완료될 수 있는 작업에 사용되는 리프트로 대형 현수막을 안전하게 설치하는 데는 맞지 않는다"라면서 "(작업자들이) 처음 사용해보는 리프트였음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사용법에 관련된 교육이나 지시도 호텔에서 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A씨 형은 사고 당시 응급처치를 할 사람도 없었고, 안전 관리 부서 요원도 배치돼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롯데호텔 측은 경찰 조사 중이어서 자세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A씨 친형이 올린 국민청원 글에는 왜곡된 부분이 많다는 입장이다. 

먼저 A씨가 속한 현수막 업체는 행사업체와 계약되어 있으며 시그니엘부산은 장소만 대관해줬다는 것이다. 또 계약 사항에는 현수막을 부착하는 장소가 현수막을 부착하고 올리는 걸이대에 하기로 했는데 행사 전날 급하게 리프트 대여를 요청해와서 대여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프트에 꼽아야 하는 다릿발로 인해 리프트가 쓰러졌는데, 그 다릿발은 작업자들이 뺐다는 주장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현재 작업자가 위중한 상태이고 경찰 조사 중이어서 그동안 상세한 대응을 자제했으나, 왜곡되게 알려지는 부분이 많다"라면서 "작업자들이 작업을 빨리하기 위해 다릿발을 빨리 빼면서 리프트가 쓰러졌다고 볼 수 있으며, 사고 직후 구급대가 오기 전에 호텔 관계자가 초동 구호 조치를 실시하고 구급차를 따라 병원까지 이동해 현재까지 대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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