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백신 안정성과 면역효과에 대한 검증을 꼼꼼히 거쳐야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3일 보건당국 관계자는 "최근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했며, 개발사들과 협상이 마무리되면 다음주 전체 계약 현황과 확보 물량에 대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그간 임상 3상 중인 코로나19 백신 5개 제품을 대상으로 구매 협상을 진행해왔다. 이번에 계약을 맺은 아스트라제네카를 비롯해 지난 2일 영국이 긴급사용을 승인한 화이자, 존슨앤존슨, 모더나, 노바백스 등과 협상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물량 공급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실제 접종으로 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보건당국의 허가 절차와 계획 수립 등을 거치면 내년으로 넘어가게 된다. 코로나19 백신 대상 승인신청이 들어오면 신속 심사 대상으로 지정되면 한달에서 한달 반 가량이 걸린다.
이에 앞서 마련해야할 제반 사항도 많다. 백신 물류 운송망을 구축하고 접종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대비책도 마련해야한다. 또 물량을 확보할 시 우선 접종 대상자를 선정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검증이 더욱 필요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고령자 그룹에 대한 안전성 부분이 명확하게 공개되거나 밝혀지지 않았다는게 그 이유다.
업계 전문가는 "이 회사가 발표한 임상 중간 결과에서 60% 예방 효과가 나온 고용량 투약 그룹에는 고령자가 포함됐지만, 저용량 그룹은 모두 55세 이하였다"며 "이 때문에 아직 효능과 면역 지속성에서 추가 검증을 거치는 단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아스트라제네카가 임상 3상 중간 결과 발표 내용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실수로 이뤄진 저용량 투약 방식에서 더 큰 면역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었다"며 "근데 연구에선 원래 용량 차이를 두고 효능을 확인하는 작업을 하는데 실수라고 하는 부분이 이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나라의 경우 해외 국가에 비해 통제가 잘 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거친 후 본격적으로 접종하는 것이 현명한 방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운송 용이하고 저렴한 가격이 장점
정부가 가장 먼저 공급 계약을 체결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가격이 저렴하고 유통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백신의 1회 접종분 공급 가격은 3∼5달러(약 3500∼5500원) 남짓이다. 또 영하 70도 이하 초저온에서 운송해야 하는 화이자에 비해 일반적으로 쓰이는 백신 보관 온도인 2~8도에서 유통이 가능하다. 또 지난 7월 SK바이오사이언스와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맺어 국내 제조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반면 화이자가 개발한 백신은 영하 70도 초저온에서 보관해야 효과가 유지되는 단점이 있다. 모더나 백신은 영하 20도 유지 시 최대 6개월까지, 영상 2~8도에서는 30일 동안 백신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가격은 화이자의 백신은 19.5달러(2만5000원), 모더나 백신은 15~25달러(약 1만6500원~2만7500원)로 예상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2회 접종이 필요하며, 3상 임상시험 초기 데이터 분석 결과 평균 면역 70%에서 투약 방법에 따라 최대 90%까지 올라간다고 밝힌 바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 역시 2회 접종이 이뤄져야하며, 예방효과가 각각 95%, 94.1%로 나타났다.
한편 정부는 당초 백신 공동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1000만명 분을 확보하고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개별 협상을 통해 2000만명 분을 추가로 구매한다는 계획이었으나, 내년도 예산에 백신 구매 비용이 추가 편성되면서 최종적으로 확보할 물량은 최대 4400만명 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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