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약·바이오 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희비가 뚜렷하게 갈렸다. 코로나19 관련 품목을 보유한 기업은 국내외 매출이 급증하는 등 실적에 날개를 단 반면, 복제약 중심의 중소 제약사에겐 병원 기피 현상으로 처방 실적이 대폭 줄어들면서 다소 힘든 한해였다. 이렇듯 다사다난했던 2020년을 되짚어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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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픽사베이 |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올 한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 품목을 보유한 기업들이 빛나는 한해였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직후 정확한 진단법이 없는 황무지에서 발빠르게 진단키트를 선보인 기업들이 세계로 뻗어나갔으며 'K방역'으로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코로나19 사태 직후 K방역이 세간의 주목을 받으면서 진단키트 업체도 덩달아 위상이 높아졌다. 이 중 가장 강세를 보인 기업은 씨젠이다.
씨젠은 올해 분자진단 시약에 대한 국내외 수요가 높아지면서 매출이 1년새 10배 가까이 올랐다. 최근 공시에 따르면 이미 연간 매출은 1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398억원)에서도 지난해 전체 실적(224억원)을 훌쩍 뛰넘었다. 지난달까지 진단키트 해외 수출액 2조5000억원 중 절반도 씨젠이 차지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진단키트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을 획득한 국내 기업은 17곳도 국내외 공급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씨젠과 오상헬스케어는 지난 4월 21일 최초로 분자진단키트를 승인을 받았으며 이후 에스디바오이센서(4월23일), 시선바이오머티리얼즈(4월27일), 랩지노믹스(4월29일), 진매틕스(5월14일) 솔젠트(5월21일) 등이 뒤를 이었다. 대기업 중에선 셀트리온이 유일하며 이 회사는 지난 10월 23일 항원진단키트 '샘피뉴트'를 승인받았다.
현재 일부 국가에선 현재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감염병 위험은 여전해 이를 감별할 수 있는 진단키트에 대한 수요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마스크 생산 설비를 보유한 기업에 대한 주목도 대단했다. 코로나19 사태 직후 전염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 비말감염을 차단해주는 마스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품절대란, 사재기 논란도 일었다.
이 중 국제약품은 유일하게 마스크 설비를 보유한 제약사라는 이유로 이목을 모았다. 국제약품의 올해 3분기까지 메디마스크 매출액은 1분기(45억원)보다 155% 증가한 11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9월에는 글로벌 유통 전문 업체인 미국 엠트로이즈 인터내셔널과 100억원 규모의 해외 수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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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내 독감 예방 접종을 진행하는 병원./사진=연합뉴스 |
◇트윈데믹 우려에 독감 백신 수요↑
올해는 독감백신 수요도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감염병에 계절성 바이러스인 인플루엔자 독감까지 동시에 겹치는 '트윈데믹'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두 바이러스가 동시에 감염되면 중증 위험도가 높아질뿐만 아니라 의료현장의 혼란이 가중된다. 이에 정부는 지난 9월 2900만명이 맞을 수 있는 백신을 마련해 무료 접종을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의 독감 백신 접종 사업은 유통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되는 문제와 백색 입자가 발견되는 등 다소 잡음이 일었다.
국가 독감 백신 접종 사업을 입찰한 신성약품은 독감 백신을 유통하는 과정에서 일부 물량을 상온에 노출하는 사고를 일으켰고, 정부는 상온 노출 위험이 있는 물량을 회수, 검토해 48만 도즈를 전량 폐기 처분했다.
또 백색 입자가 보이는 등의 품질 이상도 발견됐다. 한국백신의 '코박스플루4가PF주'였으며, 이에 한국백신은 백신 61만개를 자체 회수했다. 식약처는 회수 조치된 백신을 조사한 결과, 백색 입자는 백신의 원래 성분으로부터 나온 단백질이었으며 안전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고령층을 중심으로 무료 독감 백신을 접종한 이후 사망한 사례가 잇따르면서 국민적 신뢰도 하락은 가속화됐다. 보건당국은 독감 백신 접종과 사망자 간 인과성이 낮다는 결론을 내놨지만 무료 접종 백신 물량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사노피 등 유료 독감 백신은 품귀 현상을 빚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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