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전기차 보조금 제외, 4월 이후 '본게임’
잇단 신차 출시로 경쟁 격화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의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첫 번째 모델인 '아이오닉 5'가 설연휴 이후 마침내 공개된다.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CV(코드명)도 다음달 베일을 벗는다.

업계의 관심이 높은 모델들이 연이어 출시되며 본격적인 전기차 시장의 경쟁구조가 예상되고 있다. 다만 올해부터 새롭게 적용되는 환경부 보조금정책에 따라 이를 겨냥한 업계의 신경전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23일 온라인을 통해 아이오닉 5의 세계 최초 공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 현대자동차 전기차 전용브랜드 아이오닉의 첫차 아이오닉5 티저이미지. /사진=현대차 제공

이어 3월 말에는 유럽시장 공략에 시동을 건다. 한국에서는 4월부터 본격적인 경쟁의 시동을 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미국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아이오닉5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최초로 적용한 모델이다. 아이오닉5의 성적표가 E-GMP를 적용하는 현대차그룹 전기차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게 되는 셈이다.

애플에서도 관심을 보였던 E-GMP는 전기차만을 위한 최적화된 구조로 설계돼 차종에 따라 1회 충전으로 최대 500km 이상(WLTP 기준) 주행할 수 있다.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춰 초고속 급속충전기 사용시 18분 이내 80% 충전이 가능한 세계 최고 수준의 신규 플랫폼이다.

또한 아이오닉5에는 아이오닉 브랜드의 핵심 디자인 요소인 파라메트릭 픽셀과 자연친화적 컬러 및 소재가 반영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를 시작으로 향후 나올 전용 전기차 모델에 자연친화적인 컬러와 소재의 사용을 확대해 아이오닉 브랜드만의 감성을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담당 전무는 "아이오닉5를 통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디자인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며 "아이오닉 브랜드는 전기차 디자인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기아도 E-GMP를 적용한 전기차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인 CV(코드명)는 다음달 세계 최초 공개 행사를 진행한 뒤 7월 국내 시장에 본격 출시될 예정이다. 또한 하반기 중으로 유럽 등 세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CV는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 500km 이상 △4분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 100km 확보 △제로백 3초 등의 강력한 상품성을 갖추고 있다. 또한 자율 주행 기술 2단계에 해당하는 HDA2 기술이 탑재될 예정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새로운 전기차 등장의 시작으로 본격적인 전기차 경쟁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그동안 판매해온 전기차는 현대차 코나EV, 기아 니로 EV·쏘울 EV, 르노삼성 조에·SM3 Z.E., 한국지엠 볼트EV 등이다.

이들 중 SM3 Z.E.는 지난해 단종되며 전선에서 이탈했고, 코나EV도 잇단 화재 사고로 판매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대신 뉴페이스 아이오닉 5와 CV 등이 참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쌍용자동차도 최초의 전기차 'E100(프로젝트명)' 개발을 완료하고 출시 시기를 가늠하고 있다.

주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준중형 세단 및 해치백 등으로만 출시됐던 기존 국산 전기차와 달리 E100은 코란도 크기의 준중형 SUV로 만들어져 실내공간 측면에서 강점을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의 새로운 전기차 볼트 EUV도 국내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다. 기존 CUV 형태의 전기차 볼트 EV의 SUV 버전인 볼트 EUV는 넓은 실내공간과 활용성으로 높은 경쟁력이 예상된다.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은 볼트 EV와 공유하지만 대형 디스플레이와 첨단 ADAS 시스템 슈퍼 크루즈 등을 적용해 고급화할 예정이고 수입차들 역시 새로운 모델들이 대거 진출을 예고 하고 있어 경쟁이 고조될 전망이다. 

   
▲ (왼쪽상단부터)현대자동차 아이오닉5로 출시될 콘셉트카 45, 쌍용자동차 E100, 현대자동차 전기차 전용브랜드 아이오닉 티저이미지, 기아자동차 CV로 출시될 콘셉트카. /사진=미디어펜·현대차·기아·쌍용차 제공

특히 올해부터 환경부가 새롭게 적용하는 보조금정책에 따라 치열한 보조금 확보 경쟁 또한 치열해질 전망이다. 

환경부는 올해 전기차 12만1000대를 보급할 예정이다. 그 중 버스와 화물차, 이륜차(오토바이)를 제외한 승용 전기차는 7만5000대 수준이다. 환경부의 보급 목표는 보조금 지급 대수를 의미한다.

올해부터 보조금을 100% 지급받을 수 있는 전기차는 6000만원 미만 가격대로 한정된다. 6000만~9000만원 차량은 50%를 기준으로 전비와 운행거리 등 효율을 감안해 차량별 40~60% 선에서 차등 적용하며, 9000만원이 넘는 고가 전기차는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

정부 전기차 보조금은 최대 800만원이 달한다. 여기에 지자체 보조금(경상북도 최대 1100만원)까지 더해지면 높게는 1900만원까지 보조금 지원을 받을 수 있다.

6000만원 미만 가격대에서 1000만원 이상의 보조금 혜택을 무시하고 구매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 가격대에서는 사실상 7만5000대 규모로 시장이 한정되는 셈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 소비자들의 관심이 많은 전기차 출시가 예고된 만큼 보조금 물량이 초반에 소진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아이오닉5와 CV 등이 출시된 이후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