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여직원만 20명…탈의실 여전히 남녀공용
맥도날드 "성희롱 예방 교육하겠다"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맥도날드에서 근무하는 20대 남성이 1년 6개월 동안 직원 탈의실을 불법 촬영한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매장은 현재까지도 남녀가 같은 탈의실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맥도날드 로고/사진=맥도날드 제공


17일 경찰과 맥도날드 등에 따르면 경남 창원 한 맥도날드에서 근무한 A(25)씨는 2019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남녀공용 직원 탈의실을 불법 촬영했다.

2019년 5월부터 이 매장에서 근무한 A씨는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외투 주머니에 동영상 촬영 중인 휴대전화를 비스듬히 걸쳐 탈의실 내부가 찍히도록 했다.

A씨는 주 5회 7시간을 일하면서 출근 시 촬영을 시작하고 퇴근하면서 휴대전화를 수거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A씨의 휴대전화에는 여성이 탈의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으며, 그 대상은 2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대부분 20대 여성이며, 미성년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직원 B씨는 지난달까지 해당 매장에서 근무했지만, 사건이 일어난 이후로 탈의실을 이용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사건 이후로 미리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출근해 탈의실 근처는 웬만해서는 가지 않았다"며 "어쩌다 탈의실에 가게 되면 트라우마로 눈물이 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근무한 매장은 현재까지도 공간이 협소하다는 이유로 남녀가 같은 탈의실을 이용한다.

맥도날드 측은 "전국 맥도날드 일부 매장은 남녀 별도 탈의실이 있다"면서 "카메라 설치가 불가하도록 탈의실 선반을 철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탈의실 점검을 매일 진행하고, 해당 매장 전 직원을 대상으로 매년 성희롱 예방 교육을 하겠다"고 표명했다.

A씨는 현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소지)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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