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회장, 신성장동력 통한 초격차 경영 주문…수소 드라이브
김 규영 사장, 40여년간 스판덱스·타이어코드 경쟁력 강화 견인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효성그룹 정기주주총회가 다음달 18일 예정된 가운데 조현준 회장과 김규영 사장의 2인 대표 체제가 지속될지 여부가 주목 받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은 다음달 임기가 만료되지만 이번 주총을 통해 3연임에 성공할 공산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는 기술담당임원 최초로 2017년 사내 이사로 선임된 이후 2019년 연임한 바 있다.

   
▲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왼쪽)·김규영 ㈜효성 사장/사진=효성그룹


김 사장은 1972년 동양나이론(현 효성)에 입사한 이래 효성 섬유·산업자재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을 맡아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를 세계 시장 1위 제품으로 만든 공로를 인정 받아 '제33회 섬유의 날' 기념식에서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지난해 4분기 ㈜효성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늘어나는 등 선방한 것도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타이어보강재는 효성첨단소재 영업이익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분야로, 이동욱 키움증권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효성첨단소재의 PET 타이어코드는 20년 넘게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수성한 데 이어 지난해 50%를 넘겼다. 이에 힘입어 효성첨단소재는 지난해 4분기 36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등 전년 대비 98%·전분기 대비 200% 이상 성장했다.

효성티앤씨도 중국 취저우 및 인도 스판덱스 공장이 정상가동 되는 가운데 마스크·보호복·레깅스 수요도 증가하는 등 타이트한 수급이 지속된 덕분에 증권가 컨센서스를 400억원 가량 뛰어넘은 성적표(1301억원)를 받았다.

원천기술과 신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등 초격차 경영을 강조하는 조 회장과도 코드가 맞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터키·브라질공장 생산력 확대 및 중국 닝샤 법인 출자 등 수요 확대가 기대되는 스판덱스 시장 내 지위를 수성하기 위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으며, 효성첨단소재도 스틸 코드 플랜트 2곳 인수로 글로벌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국내설비를 전력비용이 낮은 베트남으로 옮기는 등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 효성티앤씨 인도 스판덱스 공장/사진=효성그룹


효성중공업이 국내 최초로 재생에너지용 송배전시스템(MVDC)을 국산화한 데 이어 최근 전남 나주혁신산단에 30MW급 MVDC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 육성하고 있는 슈퍼섬유·재생에너지부문도 고개를 들고 있다.

1.5~100kV의 중압 전기를 직류로 송전하는 MVDC는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산업 확대 기조에 필요한 시스템으로 불린다. 효성중공업은 한국전력공사와 저압 직류송배전시스템(LVDC) 공급 계약도 맺는 등 초고압을 포함한 모든 범위의 전압 직류송배전시스템 기술력을 갖춘 국내 1호 기업이 됐다.

2028년까지 총 1조원 가량을 투자하는 등 글로벌 탄소섬유 탑3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구상도 실현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 탄소섬유부문은 지난해 하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CNG 탱크를 비롯한 제품이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확보한 데 이어 수소차·풍력·항공용 그레이드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이 인수한 시마론 등에 저장용기용 탄소섬유를 공급하고 있으며, 현대차 넥쏘에 수소연료탱크용 제품을 납품하기 위한 인증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연간 기준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올 하반기부터 아라미드도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조 회장의 수소경제 드라이브 기조 하에 세계 최대 액화수소 공장 조성도 진행되고 있다. 효성그룹과 린데그룹은 합작사(JV)를 설립하고, 2023년 초까지 효성화학 울산 용연공장에 연산 1만3000톤의 공장을 짓고, 전국 120여개소에 수소충전이 가능한 인프라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김 사장은 투명경영위원회 일원으로 지주사 체제 확립 등 지배구조 변화에 힘을 보탰다"면서 효성티앤씨 친환경 섬유 브랜드 '리젠'의 고객사가 많아지는 등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역량도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같은 현상을 이끈 경영진이 존속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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