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사퇴 후 지지율 상승...유승민 원희룡 홍준표 등 위기감
황교안, 국민의힘 중도 확장 행보와 상반돼 곱지 않은 시선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급부상’하면서 야권 잠룡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대선을 1년여 남겨둔 시점에서 더 머뭇거릴 경우 윤 전 총장에게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야권의 잠룡인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최근 논란이 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와 관련해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이 근본 원인이라는 데 공감하면서 일제히 공세를 쏟아냈다.

유 전 의원은 10일 ‘공공주도 개발’이 ‘공공 부패’를 낳았다고 주장하면서 “시장 경쟁이라는 햇볕을 쬐어 부패 곰팡이를 사라지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격”이라면서 시장의 역할에 초점을 맞췄고, 홍 의원은 “무분별한 신도시 정책이 수도권 집중 현상만 심화하고 연결도로 신설과 전철 확장 등으로 예산만 늘어난다”며 신도시 정책의 취소를 주장했다.

   
▲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 그리고 무소속 홍준표 의원./사진 =국민의힘 제공

이들이 일제히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4·7 재보궐선거 이후 야권 재편 가능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차기 대선이 다가올수록 윤 전 총장이 야권의 구심점으로 떠오를 것이 명확한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존재감’을 확보해두지 않을 경우 자칫 대권 레이스에 발을 올려놓지 못할 수도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과 같이 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중요한 것은 윤 전 총장의 선택과 결심”이라면서 문을 열어놨다.

한 대권주자의 핵심 관계자는 11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한달도 남지 않은 보궐선거가 끝나면 사실상 바로 대권 레이스가 시작된다”면서 “윤 전 총장이 정치권의 이슈 블랙홀로 성장한 상황에서 머뭇거리다가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황교안 전 대표도 정치 재개를 선언했다. 그는 SNS를 통해 “미력이지만 저부터 일어나겠다. 다시 ‘국민 속으로’ 들어가 문재인 정권에 대한 공분을 나누고 희망의 불씨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사진=황교안 전 대표 페이스북

정치권에서는 황 전 대표가 메시지를 꺼낸 시점과 윤 전 총장이 사실상 정치행보를 시작한 때가 겹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사퇴 이후 지지율이 급상승한 윤 전 총장을 견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다만 그의 정계 복귀를 바라보는 국민의힘 내 시각이 곱지만은 않다. 여전히 총선 참패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김종인 체제 이후 중도 지지층 확대를 위한 행보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황 전 대표의 복귀는 ‘아스팔트 보수’의 부활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당내 ‘반김종인’ 세력의 구심점이 돼 당내 갈등만 부추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내 한 중진 의원은 “정치인이 한번 실패를 하고 다시 일어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모든 일에는 타이밍이 중요하다”면서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복귀를 선언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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