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회서 오 "큰 야당? 축소지향 리더십 불과" vs 안 "시장직 사퇴한 오 후보 책임"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코 앞에 두고 야권 단일화를 위해 토론에 임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16일 열린 TV토론에서 설전을 벌이면서도 '야권 대통합'이라는 명분은 지켰다.

채널A가 주관하고 KBS·MBC·SBS·TV조선·JTBC·MBN·YTN 등 방송 8사가 생중계한 이날 토론에서 양측은 각각 마무리 발언에서 "반드시 단일화를 이룰 것", "더 큰 기호 2번을 만들자"며 갈등을 봉합하고 야권 승리를 위해 하나로 가자는 뜻을 밝혔다.

신율 명지대 교수의 사회로 모두발언에 이어 공통질문, 주도권 토론, 자유토론으로 진행된 이날 토론에서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각자의 약점을 파고들며 승리 의지를 다졌다.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사진 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16일 단일화를 위한 TV토론에 임하고 있다. /사진=채널A 영상캡처
오 후보는 이날 합당 뜻을 밝힌 안 후보를 향해 "공동 선대위 출범을 약속했는데 위원장은 김종인 위원장이 될 텐데 김 위원장에게 '옹고집', '상왕' 등 감정을 자제하지 못하는 표현을 썼다"며 "이런 상태에서 공동 선대위가 원활하게 돌아가겠는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안 후보는 "어제 (김종인 위원장이) 한 말씀은 자칫하면 단일화 시너지를 줄일 수 있는 위험한 말"이라며 "계속 이런 말이 나오면 누가 단일 후보가 되더라도 선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말씀드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 후보 또한 오 후보를 향해 "이번 선거는 정말 야권이 이겨야 하는 선거이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심판해야 하는 선거"라며 "저도 솔직히 (박원순 전 시장에게) 양보했던 책임이 있지만 더 근본적 원인은 시장직을 사퇴한 오 후보에게 책임이 있지 않냐"면서 오 후보의 시장직 사퇴 이력을 공격했다.

이에 오 후보는 "여러 차례 시민 여러분께 정말 깊은 사죄의 말씀 드렸다"며 "무상급식 반대가 아닌 '부자 무상급식' 반대였다. 부잣집 아이에 줄 돈이 있다면 방과 후 학교나 원어민 교사 지원 등을 통해 가난한 집 아이에게도 공교육 혜택으로 교육 복지를 실현하자는 취지에서 주장한 것이다. 큰 틀에서 모든 복지는 부자를 위한 복지보다 어려운 계층에 가야 한다는 게 제 원칙"이라고 밝혔다.

특히 정치인으로서 걸어온 길과 야권 대통합과 관련해 양측은 가장 큰 이견을 보였다.

오 후보는 안 후보에게 "축소지향 리더십이라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2016년 창당 당시 39석이던 국민의당은 3석으로 줄어들었다. 안 후보와 함께 정치한 분들이 떠나갔고 그런 평가가 정치권에 널리 퍼진 상황에서 안 후보가 '큰 야당'을 만들겠다고 한 것이 가능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안 후보는 "저는 지난 9년 정도 굉장히 어려운 길을 걸어왔다"며 "제가 가는 길이 편안하고 안락한 길이라면 모르겠지만 너무 힘든 길이라 다른 당으로 가는 분들에게 섭섭하기는커녕 죄송했다. 그러한 경험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사람들을 많이 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안 후보는 "범야권 대통합이 일어나면 저도 구성원의 일원"이라며 "수많은 리더들이 있기 때문에 제가 그곳에서 우두머리를 한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단일화 과정에서 불거진, 최근 가장 뜨거운 이슈인 합당에 대해 양 후보는 신경전을 이어갔다.

오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 "현재 단일화 여론조사로 대립하고 있는데 오늘이라도 (국민의힘에) 입당한다면 적합도 및 경쟁력 관련 설문조사 문항 선택권을 양보하겠다"며 "시장이 되지 않더라도 합당하겠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지금 당장 합당, 입당하는 것에 장애 사유가 없다"며 지적했다. 

이에 안 후보는 "제 목적은 후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이 이기는 것"이라며 "4번 지지자들(국민의당)과 2번 지지자들(국민의힘)이 모두 합쳐 이기자는 것이라서 시장선거 후 3단계의 구체적인 범야권 통합방안을 밝힌 것"이라고 언급했다.